거리 곳곳에는 수많은 간판들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업주들은 각양각색의 간판과 다양한 이름의 상호들로 소비자들을 손짓하고 있다. 간판은 도시의 얼굴이고 상호는 고객에게 다가가는 첫인상이다. 개성 있고 잘 정비된 간판은 도심을 밝고 건강하게 만든다. 잘 지은 상호는 고객들에게 파고들어 매출 상승을 유발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짧으면서도 강렬하게 업종을 대표하는 상호 짓는 법과 간판 정비에 대해 알아봤다.
◆상호, 이렇게 지어보자
상호는 가게의 얼굴이다. 먼저 업종의 성격에 맞춰 짓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식집이라면 우리의 고유한 상호로 지으면 좋다. 패션이나 미용 업종이라면 영어 상호를 써도 무방하다. 미용실의 경우 '까고뽀꼬'란 상호를 쓰면 즉흥적이며 경박스럽게 보여 피하는 게 좋다. 상호를 너무 쉽게 지어 진실성이 없어 보인다.
타인이 사용하고 있는 상호는 피하자. 음식점 등 일반 상호는 같은 이름을 써도 무방하지만 특허등록 된 법인 상호는 함부로 쓸 수 없다.
외국어로 상호를 지을 때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된다. 제2외국어가 되다시피한 영어 상호는 업종 특성에 따라 써도 괜찮다. 그러나 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을 상호로 그대로 쓰면 고객이 이해할 수 없어 간판 상호로서의 효력이 상실된다. 굳이 쓰려면 로마자로 써주는 게 좋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호를 짓는 게 중요하다. 한자 상호의 경우 어려운 한자는 피하고 한자의 뜻이 좋아야 고객들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점포를 찾는 고객의 연령대와 성별, 직업에 맞춰 짓는 것도 중요하다. 젊은 층이 주로 찾는 가게에 고풍스런 상호를 쓰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
남성이 주 고객인 점포에 여성스런 상호는 어울리지 않으며 직업별 특성을 고려해 상호를 지으면 좋다. 이색 브랜드의 경우 고객들에게 친근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상호로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볼 만하다.
이재박 작명원(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의 이재박 원장은 "상호의 경우 사업주 운에서 재성(財星'재물운)이 튀어 나와야 하며, 2, 3자 내의 길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지어야 고객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며 "진실성을 담지 않고 단지 호기심만을 유발하는 상호를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가게의 흥망성쇠와 함께 하는 상호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짓는게 중요한 셈이다.
◆대구시'경북도 간판 정비 추진
도심 곳곳을 걷다 보면 글자체가 예전보다 작고 미적 감각을 갖춘 간판 상호를 적잖이 볼 수 있다. 이는 대구시가 2011세계육상대회에 대비해 간판 개선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간판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간판 표준디자인 개발'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번 '간판 표준디자인 개발'은 무조건 커야만 잘 보인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작지만 예쁘고 실용적이면서 시민들의 뇌리에 오래 각인될 수 있어야 경쟁력 있는 간판이라는 점이 디자인에 적극 반영되었다.
200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수성구(월드컵삼거리~신매교), 중구(경대병원역~종각네거리~서성네거리, 반월당네거리~중앙네거리~대구역네거리), 동구(해안삼거리~용호삼거리), 남구(명덕네거리~영대네거리)의 간판 정비를 완료했다. 달서구(달성군 경계~월배시장네거리), 달성군(대곡역~화원교)은 오는 6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간판을 바꾸려는 업주에 한해 교체해주며 강제사항은 아니다. 간판교체를 할 경우 간판 1개당 가로형은 최대 350만원, 돌출형은 최대 100만원까지 시에서 지원을 해준다.
지역 업체들은 앞으로 간판을 제작'설치할 경우 간판전문회사와 옥외광고물에 대한 규제나 대구시 간판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제시된 디자인은 권장 디자인으로 건물과 주변환경을 고려해 서체나 색채 등을 부분 변경해 적용할 수 있다.
경상북도도 이달 12일 도청 제1회의실에서 '2011 옥외 광고물 시범사업' 대상 시'군 선정을 위한 광고물심의위원회를 열어 간판개선의 상징효과가 가장 높았던 '영천시 완산로'와 '경산시 대학로'를 옥외광고물 시범도시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영천시 완산로 간판개선 시범사업'은 사업비 10억원을 지원받아 완산동 영동교부터 시장삼거리까지 주변 103개 점포에 대해 간판 및 차양 등을 교체하고, 상가 안내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경산시 대학로 간판개선 시범사업'은 영남대 대학로 주변 750m 도로의 177개 점포에 대해 간판을 세련된 디자인으로 교체해 학원 도시 상징거리에 걸맞게 바꾸게 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