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하다'란 표현은 흔히 '잘난 체하여 주제넘게 거만하다'란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도도'(滔滔)란 한자어가 사용되면 의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이 도도는 '유행이나 사조, 세력 따위가 바짝 성행하여 걷잡을 수가 없다'는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기 때문. 한동안 주말 밤 TV 앞을 떠나지 못하게 했던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열풍을 일컬을 때 바로 후자 쪽의 표현이 적절하다. 아울러 그 뜨거운 사랑을 만든 주인공 중 한 명인 김사랑에게도 이 '도도'란 말은 잘 맞는다.
미스코리아 진 출신답게 아름다운 외모를 가져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녀의 행동이나 말투, 그리고 패션 등은 매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이번 드라마에서 김사랑은 자신이 입은 옷은 물론 귀걸이 목걸이 화장품 구두 가방 등 거의 모든 것을 유행시켰다. 요샛말로 '완판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저는 제가 패셔니스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웃음) 좋게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여자라면 누구나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을 텐데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바꿔 말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있을 때 가장 예뻐 보이는 것 같아요."
김사랑은 외모의 완성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자신의 몸매 비결을 '운동'으로 꼽았다. 그녀는 "'먹으면 운동한다'는 진리 말고는 다른 비결은 없다"며 "마냥 굶어서 마른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에 해가 되고 피부도 안 좋아지기 때문에 맛있는 것 먹고, 먹은 만큼 운동하는 게 최선"이라고 추천했다. 역시 미스코리아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크릿가든'은 김사랑을 새롭게 태어나게 했다. 그동안 출연했던 드라마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해서도 그렇지만 그녀의 이름 앞에 미스코리아가 아닌 배우를 먼저 자리하게 한 작품이라는 점이 의미 있다.
"많은 사랑 주셔서 고맙고 또 고맙죠. 촬영하는 동안 춥고 힘들어서 체력적으로 지치기는 했지만 사실 안 끝나기를 바랐어요. 40부작으로 연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니까요.(웃음) 애착이 많이 가는 캐릭터였고,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 들어서 더 아쉬웠던 것 같아요."
함께 연기한 현빈이나 하지원처럼 김사랑 역시 아직 '시크릿가든'이란 작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는 그녀는 '행복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은숙 작가님의 대사 하나하나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제가 나오는 장면뿐만 아니라 전편이 다 좋은 것 같아요.(웃음) 특히 오스카(윤상현 분)와 이별하는 장면이나 마지막에 스케치북에 글을 써 사랑을 고백하는 신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극중에서는 한류스타 오스카와 사랑이 이뤄지지만 '만약에'라는 가정을 한다면 김사랑은 어떤 남자를 선택했을까.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현빈이 연기한 김주원을 꼽았다. 그녀도 '주원앓이'를 하고 있었던 것.
"일단 주원이는 여자들이 다 좋아하는 캐릭터예요.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지만 한 사람만을 위한 순정파잖아요. 여자들이 당연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죠. 저는 사실 무뚝뚝한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해요. 다정다감한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유쾌한 오스카도 좋고, 썬(이종석 분)도 귀엽지만 임종수(이필립 분) 캐릭터는 저랑은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김사랑도 사랑을 이루거나 가정을 꾸릴 꽉 찬 나이에 접어들었다. 벌써 강산이 세 번 훌쩍 변하고도 반이나 더 흘러 34세가 된 것. 김사랑이 꿈꾸는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특별히 어떤 행동을 하지 않아도 '이 사람을 내가 정말 사랑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는 사랑이면 좋겠어요. 다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아요. 물론 잘생긴 것도 좋기는 한데, 외모가 우선 기준이 되지는 않아요. 결혼도 마찬가지인데요. 지금은 제 일처럼 여겨지지 않네요. 그림이 안 그려져요.(웃음) 그런데 주위를 보면 결혼에 얽매이는 사람이 꼭 잘 못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저도 어느 날 갑자기 결혼 발표를 할지도 모르죠.(웃음)"
올해 그녀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시크릿가든'을 통해 연기의 참맛을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배우로서 욕심이 많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목에 힘을 줬다.
"예전에 뮤지컬 공연을 보면서 무대 위 배우의 연기에 제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그때 이후부터 '나도 관객의 심장을 흔드는 배우가 되자'고 다짐했어요. 어떤 캐릭터를 하건 시청자나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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