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세계철도 지배를 꿈꾼 해리먼

100년 전 전세계 철도망을 한 손에 쥐려던 미국 사업가가 있었다. 철도왕 에드워드 해리먼(1848~1909)은 1905년 러·일전쟁 승리로 만주철도 부설권을 획득한 일본을 방문했다. 러·일전쟁 때 일본에 500만달러라는 거금을 빌려줬기에 만주철도의 공동운영 협약을 어렵지 않게 체결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철도와 기선으로 미 대륙을 횡단해 태평양을 건너고 만주철도, 시베리아철도, 유럽철도로 전세계를 연결하는 원대한 꿈이 이뤄지려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뒤늦게 일본 군부가 맹렬하게 반대하면서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1848년 오늘, 뉴욕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14살 때 월스트리트에서 증권거래를 배우기 시작해 20대 초반에 거부가 됐다. 미 대륙횡단 철도망을 가진 유니언퍼시픽철도를 인수했는데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1969년 작)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이 그 회사 열차를 털었다가 고용된 총잡이들에게 쫓겨 볼리비아로 달아나게 만든 일화도 있다.

부도덕한 투자 방식으로 욕을 먹었지만 현재 가치로 390억달러(43조9천억원)의 재산을 모았다. 1960, 70년대 거물 외교관이자 정치인인 윌리엄 해리먼이 그의 아들이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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