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이 먹는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으로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품 생산에 매진하겠습니다."
농협중앙회 경제사업의 대표브랜드인 '목우촌'의 설립목적이다. 그러나 목우촌은 1995년 설립 이후 만년 적자상태를 면치 못했다. 자립경영이 불가능할 것으로만 보이던 목우촌은 2009년 초 양두진(58) 대표이사 취임 후 곧바로 흑자로 돌아섰다. 전년도에 7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목우촌은 그 해 3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1년 사이 110억원의 경영수지가 개선된 셈이다. 2010년에는 52억원으로 흑자규모를 불렸다. 양 대표이사는 이같은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2010 대한민국 경제리더 대상에서 투명경영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목우촌 본사에 들어서자 '2015년 1조클럽 가입!'이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목우촌의 다음 목표는 육가공전문기업 최초의 1조 클럽 가입이다. 양 대표이사는 "신사업 개발과 기존사업 활성화를 통해 목우촌을 지속성장이 가능한 식품전문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면 1조클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목우촌은 지난해 10월 월빙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 식품첨가물을 넣지않은 고급 햄제품 '순진무가'를 출시, 우리나라 육가공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순진무가는 이름 그대로 아질산나트룸과 합성보존료 등의 6가지 첨가물을 빼고 천일염과 야채발효균만 추가, 햄의 고소함과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식품첨가물을 최소화하는 제품을 내놓은 등 목우촌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영비법에 대해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취임 후 중점을 둔 것은 품질과 인사관리를 시스템화하는 것이었다. 시스템 경영의 정착을 통한 목우촌의 체질을 바꾼 것이다. 취임한 첫해에 그는 관리직의 50%를 영업인력으로 바꿔 현장에서 뛰도록 했다.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를 성과제로 바꿨다. 일부 반발에도 불구, 그의 생각은 경영효율화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목우촌이 갖고 있는 또 다른 경쟁력은 가맹사업이다. 치킨전문점 '또래오래'를 비롯, '웰빙마을'과 '바베큐마을'은 2015년 매출 1조클럽 진입을 뒷받침하는 목우촌의 성장동력이다. 이들 가맹점은 모두 목우촌 계열농가가 직접 사육한 닭과 돼지 등을 목우촌 가공공장에서 가공, 제품화하는 '원웨이 프로세스'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구제역 파동에도 불구하고 목우촌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계열농가가 있고 안정적인 재고도 비축해두고 있습니다. 구제역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목우촌은 구제역으로 돼지고기 등의 국내 수급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국내산만 고집하고 있다. 양 대표이사는 "목우촌은 국내 축산업을 선도하는 공익적 기업이기 때문에 100% 국내산 우리고기 사용이라는 기업 모토를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상주가 고향인 양 대표이사의 어릴 적 꿈은 '누런 서류봉투'를 들고 다니던 공무원이었다. 상주농잠학교 제1회 졸업생인 그는 공부를 꽤 잘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 거기(상주농잠)를 나오면 교사 자격증을 준다는 말을 듣고 덜컥 입학하게 된 거죠. 국립이라 되게 좋은 곳인 줄 알고 갔는데...."
상주농잠학교를 나온 그는 나중에 국립 상주대학교(경북대학교)에 편입, 졸업했다. "어릴 때는 누런 봉투를 들고 다니던 면서기가 그렇게 힘이 세보였어요."
동네사람들이 그들 앞에서 절절매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인 검찰사무직에 도전했다가 결국 1978년 축협중앙회에 입사하게 됐다. 당시 축협중앙회장은 대통령이 임명했기 때문에 축협직원도 공무원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가 경영수완을 보인 것은 1급 승진이 된 후 발령받은 성남지점장 때였다. 주변 상권이 침체되면서 폐쇄직전까지 갔던 지점에 간 그는 1년 만에 우량지점으로 전환시켰고, 그 다음해에는 경영평가 1위 지점으로 만들었다. 그러자 주변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신토불이(身土不二)와 도농상생(都農相生)의 기업이념을 철저히 고수하면서 목우촌을 국내 육가공시장을 선도하는 최고의 종합식품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가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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