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제 폭발물을 몸에 지닌 채 자해소동을 벌이던 20대 남자가 폭발물이 터지는 바람에 숨졌다.
24일 낮 12시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천교 앞 방파제에서 A(26) 씨가 몸에 두르고 있던 폭발물이 터지면서 그 자리에서 숨졌다.
A씨는 이날 오전 6시쯤 호미곶파출소에 들어가 자신의 몸에 폭발물이 있다며 접근하지 말라고 하면서 4시간여 동안 세상을 비관하는 말을 되풀이하는 등 소동을 벌인 뒤 오전 10시쯤 연락을 받고 달려온 부모와 동네 선배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갔다. A씨는 부모와 헤어진 뒤 대천교 인근 방파제에 혼자 있다 갑자기 폭발물이 터지면서 숨졌다.
경찰은 "A씨가 폭발물이라고 해 확인하려고 하자 자기 몸에 손을 대면 폭발한다고 해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부모에게 연락, 설득 끝에 집으로 귀가했는데 2시간 후 사고가 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폭발물이 가로 20㎝, 세로 25㎝ 크기의 액체로 이뤄진 사제폭탄으로, A씨가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보고 폭발물 구입 경위와 폭발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폭발물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A씨가 지난해 10월 경기도에서 직장을 다니다 백내장 수술 뒤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왔으며, 그동안 생활을 비관해 왔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정확한 자해 동기를 조사 중이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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