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고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도 104.33달러로 치솟았다. 향후 전망은 더 암울하다. 상황이 더 악화돼 리비아, 알제리가 동시에 석유 생산을 중단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제사회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일부 회원국의 석유 증산 계획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이것이 유가 고공 행진을 멈출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우리 경제는 국제 유가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앞으로 국내 경제에 닥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상 기온과 구제역으로 인한 농수축산물값 급등에 등록금 인상과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서민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제 유가 급등은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유가 급등으로 세계경제가 위축되면 대외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경제는 그 파장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급등+경기 침체)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를 기록, 21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그만큼 국민이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이다. 아직 기준선(100) 위에서 움직이고는 있지만 앞으로 가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면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외 변수는 조절하기에 한계가 있지만 우리의 노력과 대응 방법에 따라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것을 찾아내 단계별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우선 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 물가에 연쇄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류세를 내릴 필요가 있다. 국내 기름값의 50%를 세금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인하 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그리고 석유를 비롯한 수입 물가 전반의 안정을 위해 환율도 적정선에서 조율할 필요가 있다. 이런 단기 대책과 함께 우리 경제를 에너지 저소비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장기 대책도 세워야 한다.
또 성장에 중점을 둔 경제 운용 계획도 물가 안정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경제 운영 목표를 5% 성장과 3% 물가로 잡았다. 이는 올해 연평균 국제 유가를 배럴당 85달러로 전망하고 잡은 수치이다. 따라서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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