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원 심야교습 제한 1일 시행

대구시교육청 집중 단속…"음성 고액과외 더 성행" 일부 학원 학부모

다음달 1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학원 교습 제한이 시행되는 가운데 새 학기를 맞은 대구 학원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의 강도 높은 단속 예고에 학원들은 일단 움츠리기에 들어갔지만, 이번 교습시간 제한으로 음성적인 과외가 더욱 성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달 중순 '학원 안정화를 위한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 학원 상황반과 합동·특별 단속반을 설치하고, 개인과외 불법운영 신고센터, 아파트 동별 개인과외교습자 현황 알림판 등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습시간을 위반하는 학원을 가려내기 위해 연 2회씩 집중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시교육청 측은 "일단 학생, 학부모, 학원가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둔 뒤 3월 말 일제 단속을 벌일 것"이라며 "다만 교습시간을 어긴 학원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면 유예기간 중이라도 단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교생 등을 대상으로 한 학원에서는 오후 10시 이후 문을 닫거나 주말 강좌로 돌리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사교육을 잡기 위해 전에 없이 강도 높게 나온 만큼 학원 입장에서도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고교생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골목 학원들은 이번 교습시간 제한으로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심야 과외나 그룹 과외 등 음성적인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학원장은 "얼마 전부터 집에서 과외를 해달라는 의뢰를 많이 받고 있다"며 "학원비보다 몇 배의 과외비를 부담하겠다는 얘기인데, 오후 10시 이후 교습 제한으로 중산층 가정 자녀들은 원하는 사교육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는 "학원 교습이 금지되면 아파트 단지나 개인 주택 등에서 그룹 과외가 성행할 게 뻔하다. 이 때문에 수성구의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하지만 아파트 통·반장까지 단속에 투입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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