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각 시군이 27일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 대한 정비·관리에 나섰으나 일부 지역에는 제때 배수구를 마련하지 않거나 비닐을 덮지 않아 침출수가 유출되는 등 2차 오염우려를 낳고 있다.
27일 오후 산골짜기 3곳에 12개의 매몰지 봉분을 쌓은 영천시 화남면 금호리에는 물웅덩이(저류지) 3곳에 핏물이 섞인 침출수가 고여 방치되고 있었다. 이날 매몰지에는 공무원들이 뒤늦게 비닐을 덮었으나, 매몰지에서 10여m 떨어진 저류지 3곳에는 비닐을 덮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매몰지는 침하돼 빗물이 고이고 있었고, 배수로 바닥도 비닐 등을 깔지 않은 바람에 배수로 곳곳에 빗물이 고였다. 이날 오후 3시쯤 축산농 2명이 저류지에 고인 침출수를 뒤늦게 뽑아 올리고 있었다. 이 산골짜기에서 나온 물은 약 2㎞ 떨어진 고현천을 거쳐 금호강 상류로 흘러들기 때문에 하천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영천시 임고면 삼매리 하천변의 한 매몰지도 이날 봉분과 배수로까지 비닐을 깔았으나, 일부 배수로에 적갈색 빗물이 고여 침출수가 이미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천댐 밑에 구제역 돼지 약 7천마리를 매몰해 봉분 4곳을 쌓은 곳이다. 이곳은 자갈과 모래가 섞인 땅이어서 매몰지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대다수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특히 이 지역은 영천댐 하류로, 금호강 최상류인 자호천과 약 3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이 마을의 한 주민은 "매몰지가 조성된 곳은 영천댐을 건설하기 전 하천지역이었다"며 "침출수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인근 강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병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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