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류재성의 미국책 읽기] 링크: 세상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알버트-라즐로 바라바시 저 (2003, 플룸출판사)

Linked: How Everything Is Connected to Everything Else and What It Means

네트워크의 정치학: 웹과 시민혁명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시작된 시민혁명의 불길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세의 한 대졸 과일노점상의 분신자살로 시작된 튀니지에서의 시민혁명은 벤 알리의 24년 장기 독재정치를 종식시켰다. 이집트에선 30년간 장기 집권한 무바라크 정권이 시민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났다. 시민혁명은 중동과 아프리카의 모든 국가(모로코, 알제리, 요르단, 시리아,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예멘, 사우디아라비아)로 확산되고 있다. 가다피의 42년간 독재가 계속되어 온 리비아에선 내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사회의 개입이 임박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에선 오랫동안의 독재와 부패, 빈부격차, 실업과 빈곤으로 인해 빵과 인권 그리고 자유가 보장되지 못했다. 튀니지의 청년 실업률은 30%에 달하며, 이집트의 실업률은 12%이며 전 인구의 40%가 하루 생활비 2달러 미만의 극빈층이다. 리비아의 경우도 30%의 실업률과 인구의 30%가 빈곤층이다.

이들 지역에서의 이러한 급변 사태는 예견치 못한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의 파장은 만만치 않다.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고, 중동 지역에서의 이후 사태의 전개 방향에 따라서 국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의 크기를 가늠할 수조차 없다. 중국이나 북한 등에서의 급변 가능성에 대한 희망 섞인 기대마저도 그리 놀라울 것이 없다는 인식이다.

이러한 변화의 주체는 사진과 동영상, 문자 전송이 가능한 휴대전화로 무장하고 인터넷으로 연결된 유튜브(YouTube)와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정보를 생산, 전파, 공유하고 시위를 기획, 참여한 '똑똑한 군중'(smart mobs)이다. 냉전 시대에, 분산된 네트워크를 통해 구 소련의 공격에 대비하고자 설계되었던 인터넷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독재정권을 붕괴시킨 것이다. 군중은 더 이상 무지몽매하지 않으며,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은 위키백과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현실적 힘이 되었다. 세상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일련의 시민혁명으로 증명된 것이다.

바라바시의 '링크'는 세상은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고, 그것이 어떻게 진화, 발전해 나가며 우리의 일상과 과학, 그리고 기술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계명대 미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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