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세계육상 성공기원 마칼루 등정' 김종길 단장

"8,463m 정상에 대구산악인 기상 꼭 심겠습니다"

"대구 산악인들이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히말라야 마칼루 등정에 나섭니다. 대구시민들께서 원정대의 안전등정을 빌어주세요."

대한산악연맹 대구시연맹 김종길 신임 회장은 지역 연맹 산악인들이 2002년 에베레스트 원정대 이후 9년 만에 해외 원정길에 올라 가슴이 뛴다.

이번 원정대는 이달 10일 발대식을 갖고 14일부터 5월 24일까지 72일간 히말라야 5위 봉인 마칼루(해발 8,463m) 북서벽 루트를 따라 등정한다.

원정대는 김 회장을 단장으로 부단장 이용채 부회장, 원정대장 차진철(영남이공대 및 경일대 OB 소속), 등반대장 김승호(설암등고회 소속) 등 모두 10명으로 꾸렸다.

히말라야 마칼루는 등정 성공률(32.9%)이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률(49.5%)보다 크게 낮아 산악인들 사이엔 도전하기 어려운 산으로 알려져 있다. 1955년 봄에 프랑스 원정대가 처음 등정한 마칼루는 우리나라에선 1986년 산악인 허영호에 이어 엄홍길, 박영석, 이현조, 오은선 등이 등정에 성공했다.

"원정대원들은 작년 7월부터 15㎏ 배낭을 메고 한번에 80㎞씩 걷는 훈련을 15차례나 실시했습니다. 힘든 훈련을 잘 소화해 낸 대원들의 열정과 각오는 대단해요. 대구 산악인들의 기상을 마칼루 정상에 반드시 심고 돌아오겠습니다."

김 회장은 이번 해외원정대 파견을 계기로 연맹 발전과 산악인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4년 전부터 대구스타디움 인근에 건설하다 중단된 국제규격 기준의 인공암벽 공사를 재추진해 내년 봄까지 완공하겠다고 했다. 특히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때부터 스포츠클라이밍이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이를 위해서도 인공암벽 공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

또 청소년들에게 진취적 기상을 심어주기 위해 내년부터 청소년해외탐사대도 꾸릴 계획이다. 현재 중앙연맹에는 청소년 해외탐사대가 있지만 지방 연맹에선 전무한 실정. 그는 대구연맹에서 청소년탐사대가 구성되면 아마존, 안데스 산맥 등 오지탐험 위주로 운용하겠다고 했다.

"대구는 산악의 메카입니다. 각종 등반대회에서 전국적 명성이 대단합니다. 산악인도 서울 다음으로 가장 많을 거예요."

김 회장은 대구 출신 산악인들은 스포츠클라이밍에 강해 전국대회를 휩쓸고 있고 남자 산악인 손상원은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산악인 신윤선은 아이스클라이밍에서 세계랭킹에 오를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또 매년 가을에 스포츠클라이밍대회를 겸해 팔공산악제를 열고 있지만 팔공산 단풍 길 걷기대회 등을 마련해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직 해외 고봉에 대구 산악인들이 개척한 등정루트가 하나도 없어요. 히말라야 8천m 이상 고봉은 모두 등정했지만 6천~7천m 급 봉우리는 아직 발길이 닿지 않은 미답봉이 조금 남아 있어요. 기회가 되면 대구 산악인들과 함께 미답봉을 개척해 대구루트를 꼭 남기고 싶습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해 36년째 산악 인생을 걷는 김 회장은 지난 1983년 대구산악연맹에 가입한 이후 구조대장, 스포츠클라이밍위원장, 부회장 등을 거치면서 지역 산악 발전에 기여했다. 산악인들 사고가 잦았던 팔공산 수태골의 신원스님 용바위를 제거하고 팔공산 병풍 암벽코스·수문벽 암벽코스, 안동 학가산 암벽코스 등 여러 암벽 등산로를 개척했다.

김 회장은 대구연맹의 숙원사업인 연맹회관 건립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연맹의 재정형편이 열악하지만 부지만 확보되면 반듯한 회관을 지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등반 중에는 잡생각이 있을 수 없어요. 오르지 올라야한다는 집념만 있을 뿐이죠. 등정을 성공했을 땐 그 쾌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고요. 등산과 함께 건강도 챙기고 도전적 정신도 길러보세요."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