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인 남녀가 자주 마시는 것 중 하나가 술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맥주는 200만2천517㎘, 소주는 92만9천926㎘가 출고됐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성인 1인당 연간 105.83병, 소주는 360㎖ 기준으로 연간 68.26병을 소비한 셈이다. 통계 수치를 통해 술 좋아하는 민족임을 새삼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음주 문화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술 소비량이 아니라 술을 권하는 분위기다. 술은 타인의 주량에 따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량에 따라 마셔야 한다. 알코올 분해 효소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분해 효소가 많아 어지간한 음주에도 끄떡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먹고 있지만 주량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말 서울시가 20~40대 여성 67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주량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량의 개념에 대해 '알딸딸할 때까지'라고 응답한 사람이 33%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22%는 '필름이 끊기기 전까지', 15%는 '토하기 전까지'라고 답했다. 건전한 음주에서 주량을 판단하는 '다음날 평소와 같이 일어날 수 있을 때까지'란 응답은 25%에 불과했다.
올바른 음주를 위해서는 자신의 주량을 파악한 뒤 얼마나 마시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술을 섞어 먹는 경우가 많아 적정 음주량을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 자신의 주량은 소주 5잔인데 맥주와 섞어서 마신다면 얼마를 마셔야 되는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알코올 비교표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50㎖ 소주 1잔을 기준으로 다른 술의 알코올 함량을 환산한 것이다. 표에 따르면 200㎖ 막걸리 1잔은 소주 1.2잔, 200㎖ 맥주 1잔은 소주 0.9잔, 100㎖ 와인 1잔은 소주 1.3잔, 30㎖ 위스키 1잔은 소주 1.2잔, 355㎖ 캔맥주 1개는 소주 1.6잔, 500㎖ 생맥주 1잔은 소주 2잔, 750㎖ 막걸리 1병은 소주 4.5잔, 1000㎖ 위스키 1병은 소주 40잔에 해당된다.
표를 참조하면 술을 섞어 마시더라도 얼마나 마셨는지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다. 소주 2잔, 맥주 2잔, 막걸리 1잔을 마셨다고 가정하면 소주는 2잔×1=2잔, 맥주는 2잔×0.9=1.8잔, 막걸리 1잔×1.2=1.2잔이 되므로 총 소주 5잔을 마셨다는 계산이 나온다. 술은 섞어 먹지 않고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한 상황이라며 환산표를 염두에 두고 내가 얼마나 마시고 있는지를 계산하면 조금이라도 술 섭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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