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CD에는 나만의 추억'향수…마니아들 찾아 문 못 닫아"

7080세대의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것이 LP(Long Playing)레코드라면 20, 30대의 음악에 대한 향수는 CD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990년대에만 해도 CD 플레이어는 젊음의 상징이자 필수 아이템이었다. 그에 반해 지금은 CD 플레이어를 이용하는 사람도 구경하기조차 힘들어졌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다. 이런 상황에 과거에 그 많던 레코드점은 더욱 찾기 힘들어졌다.

10여 년 동안 지역 유일의 레코드점 '모차르트'를 운영하고 있는 윤부근(43'사진) 씨는 이런 요즘의 현상은 그저 '세월의 흐름'이라고 말한다.

"세월의 흐름을 누가 막을 수가 있나요? 레코드 가게뿐만 아니라 요즘은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일이 부쩍 줄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윤 씨는 "2002년부터 mp3가 나오고부터 CD구매자들이 점점 줄어들었다"고 했다. 게다가 "대형 레코드사들이 인터넷 판매를 시작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인 소규모 레코드가게는 하나 둘씩 문을 닫았다"며 자구책으로 마일리지 적립카드 등의 제도를 도입해도 손님이 줄어드는 일은 막을 수가 없었단다.

"요즘은 어딜 가도 레코드점을 찾아보기는 힘들어요. 심지어 대형 레코드점도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mp3 음원이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아무래도 CD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까닭이겠지요."

그는 "소장용, 보관용으로 구입하는 마니아층 말고는 아마 CD를 사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며 "과거 LP판이 대세였다가 지금은 구경조차 힘든 것처럼 CD도 아마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다.

결국엔 온라인 레코드 매장도 사라지게 될까요? 라는 질문에 윤 씨는 "아무리 주류가 mp3라고 해도 CD는 그 자체로서 소장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매장 같은 경우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씨의 지인들도 레코드점을 정리하고 다른 것을 해보라고 권유하지만 손님이 없다고 하더라도 문을 닫는 일이 그에겐 쉬운 일은 아니다.

"mp3가 아무리 좋아도 CD의 음원을 따라가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CD에는 나만이 느낄 수 있는 향수와 추억이 깃들어 있거든요. mp3가 줄 수 없는 CD의 정감을 찾는 손님들이 있는 동안은 명맥이 유지되겠지요?"

윤씨는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레코드가게를 시작했지,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며 환하게 웃었다.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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