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주커버그를 꿈꾸며

어제 대구 수성구 범어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작은 행사가 열렸다. 수성구청 일자리센터와 1인창조기업 사무실 개소식이 그것이다. '일자리 창출'이 현 정부의 화두(話頭)지만 이처럼 지자체가 직접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그만큼 뜻 깊은 자리였다. 사무실 제공과 월 80만 원의 창업 활동비를 지원해 주는데 10명 모집에 무려 60명이나 신청, 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만큼 구민들이 창업에 목말라 있다는 증거다.

1인창조기업은 청년실업 해소의 돌파구다. 이명박 대통령도 올 초 "1인창조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를 시행해 한국의 마크 주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올해 예산도 2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배로 늘렸다.

그러나 전면적인 1인창조기업 육성책을 내놓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앱(app) 창작터에서 예비 창업자들은 690여 개의 앱을 개발했지만 이 중 수익을 올린 앱은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1인창조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을 1, 2%로 보고 있다. 그만큼 거품이 많다는 얘기다.

물론 과거 벤처 기업이나 IT 산업 육성 당시에도 거품이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그런 거품 속에서도 일부 기업들이 꽃을 피워 미래 산업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창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예비 창업자 스스로 어떠한 고난도 이겨내겠다는 '기업가 정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적인 지원이다. 이들의 신선한 창업 정신을 어떻게 현실에 접목시켜 성공으로 이끌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아이디어는 뛰어나지만 제품의 시장성과 경제성, 그리고 정부의 자금 지원 등에 대해서는 무지한 것이 예비 창업자들 아닌가.

따라서 수성구청에서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처음 실시한 1인창조기업 10명 선발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먼저 구청인 만큼 지역 주민과 가까워 정보 교환이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 창업자들도 중소기업청이나 대학에서 추진하는 것보다 부담을 덜 느낄 것이다. 비록 숫자는 얼마 되지 않지만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또 하나의 실험 대상인 셈이다.

'마크 주커버그를 꿈꾸며'라는 모토는 수성구청 1인창조기업의 모토다.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창업'의 선도적인 무대가 되길 기대한다.

윤주태(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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