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옥포면 비슬산 자락에 자리 잡은 반송초등학교. 1944년 개교한 이 학교는 6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내 고장 학교'이지만, 이제는 폐교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해마다 신입생이 줄더니 급기야 올해 신입생은 단 한 명뿐이다. 1~6학년 재학생 모두 25명으로 다른 초등학교의 한 반 평균 인원(35명)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온 신입생 1명은 2학년 선배 3명과 한 학급에서 복식수업을 해야 할 처지다. 반송초 관계자는 "당초 배정계획에는 3명이 올라와 있었지만 실제로는 1명밖에 받지 못했다"며 "이러다 폐교 대상이 되는 건 아닌지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관계기사 3면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학교 현장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의 경우 최근 5, 6년사이 초교 입학생 수가 꾸준히 줄어든 가운데 앞으로도 이런 감소세가 고착화될 전망이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다.
대구의 초교 신입생은 최근 수년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2006학년도 3만866명이었던 초교 신입생은 이후 급격히 숫자가 감소하면서 2009년 2만3천28명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나마 지난해 신입생 수(2만3천581명)가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가 싶더니 올해 또다시 2천여 명이 줄어 전체 신입생 수는 2만1천524명으로 떨어졌다. 5년 만에 총 9천여의 학생이 줄면서 36개 학급(신설 초교 기준) 규모의 초등학교 7개가 사라진 셈이다.
내년 이후 전망도 어둡다. 시교육청은 향후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2013학년도 신입생이 2만628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나마 2014년에 '황금돼지띠'(2007년 출생 아동)들이 입학하는 덕분에 2만2천581명으로 반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듬해 다시 2만1천369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1개 중학교, 4개 초교·분교가 문을 닫았다"며 "학생 수가 크게 줄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학교 등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규모 학교 일부를 통폐합하고 특성화학교, 대안학교 등으로 전환시키자는 안이 시교육청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신입생은 계속 줄어드는데 비해 학교 운영 예산은 비슷한 규모로 지원되기 때문에 효율성 면에서 통폐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령 아토피를 앓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친환경 학교, 귀국 자녀를 위한 영어중점학교 등으로 특성화해 다양한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통폐합 논의에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소규모 학교에선 학생과 교사간 친밀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빈 교실을 특별활동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등 장점도 많다는 것이다. 한 초교 교장은 "대구의 경우 초등학생 수가 적은 곳이 개발 여지가 있는 지역인데, 현재 학생이 적다고 폐교시켰다가 나중에 그 지역이 개발되면 학교를 다시 세워야 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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