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깊은 생각 열린 교육] 책날개! 그 절반의 성공

대구동일초등학교 교육청 강당에서 최근 책날개 입학식을 가졌다. 1학년 180명과 학부모, 교사 등 500여 명이 참가했다. 입학식은 책날개 학교 입학허가와 책날개 가방 꾸러미 전달 등으로 이어졌다. 참가 어린이들은 입학식 부대행사로 열린 동부도서관의 할머니 동극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봤으며 그림책을 선물받았다.

얼마 전 언론이 보도한 동일초등학교 책날개 입학식 장면이다. 우리 교육청은 2010년부터는 공공도서관의 북스타트 운동이 학교의 독서 운동으로 심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책읽는 사회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책날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초등학교는 학급 담임에 따라 아이들의 독서가 크게 좌우된다. 그래서 담임의 독서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환경이 열악한 100개의 책날개 학급을 선정하고 가방 꾸러미 및 학급 문고 구입을 위해 120만원씩을 지원했다.

책날개 사업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2월 말에 담임을 대상으로 15시간의 사전 연수를 실시했다. 연수는 학급 독서 지도 방법, 학급 문고 구성 방법 등의 내용으로 구성했다.

3월 초에는 학교별로 그림책을 선물하고, 독서 관련 행사를 하는 책날개 입학식을 했다. 입학식 후 학급 문고를 구성하고 책 읽어 주기, 책날개 작가와의 만남 등 후속 프로그램을 담임 주도로 하도록 했다.

중간 점검을 위해 여름 방학에는 2박 3일간의 합숙 연수도 실시하였다. 연수 내용은 그림책 읽어주기에 관한 것이었다. 요즘의 그림책은 옛날 아기에게 글자를 가르치기 위해 '사과' 그림이 있고 그 아래 '사과'라는 글자가 있는 것과 다르다. 그림책에 있는 그림 자체가 한 편의 예술 작품이며, 글 자체도 짧으면서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한 편의 시이다. 그래서 그림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전 연령층들에 도움이 된다.

연수 반응은 아주 좋았다. 많은 선생님들이 '그림책이 이렇게 좋은 것이었는지 처음 알았다'는 반응을 보여 주었다. 또, 연수 내용이 너무 좋다는 입소문이 나서 많은 선생님들로부터 그림책 읽어주기에 대한 연수를 받을 수 없느냐는 문의가 들어왔다.

1년 간 책날개 학급에서 실천한 내용을 발표하기 위해 12월에는 우수 사례 보고회도 개최했다. 더불어 사업의 효과성을 검정하기 위해 2월의 사전 연수, 8월의 중간 연수, 그리고 12월의 사업 종료 시점에 교사들을 대상으로 3차례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 검정 결과 책날개 학급에서 독서 활동들이 활성화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사들도 자신이 아이들의 책읽기를 잘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교사의 독서 지도 효능감은 높여 주었다.

그러나 참여교사의 일상적 독서 행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 진정한 독자가 되어야 아이들을 진정한 독자로 만들 수 있다. 읽지 않으면서 읽기를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한 교육의 방식이 아니다. 책날개 사업 그 1년의 결과는 학생 독서 활성화 성공, 교사 독서 활성화 실패. 절반의 성공이었다.

한원경(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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