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출은 빨리 털어라, 예금은 짧게 굴려라

금리인상 '초읽기' 재테크 전략

'시중에 돈이 풀렸다. 물가가 오른다. 돈을 거둬들여야 한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 대출금리도 오른다.'

2월 소비자물가가 4.5% 상승하는 등 물가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이달 10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이유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등의 기준이 되는 CD(양도성 예금증서) 금리가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시중은행들의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재테크 전략의 급수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오름세 타는 대출 금리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리 기준이 되는 만기 91일짜리 CD금리가 4일 연 3.27%로, 2009년 1월 7일(연 3.92%)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랐다. 올 들어 연 2.8% 수준에서 변동이 없던 CD 금리는 한국은행이 올 1월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2.75%로 인상하자마자 오르기 시작한 뒤 이달 4일까지 0.4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엔 연 2.86%에서 연 2.8%로 오히려 0.06%포인트 하락했었던 것과 대비된다.

자연스레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름세다. 대출금리 부담이 피부에 와닿는 이유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게 CD연동 주택담보대출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꿈틀대고 있다. 하나은행은 7일부터 CD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고 연 6.64%로 올리기로 했다. 지난주 0.08%포인트 올린 데 이어 추가로 0.03%포인트 인상하는 것. KB국민은행(연 6.24%) 신한은행(연 6.22%) 외환은행(연 6.4%) 등도 지난해 말보다 0.26~0.42%포인트씩 인상했다.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다른 대출 금리도 상승 추세다. 지난해 말 5.69~9.13%이던 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현재 6.21~9.65%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4.40~5.44%에서 최근 4.77~5.81%로 인상됐다. 국민은행 역시 신규 취급 기준 코픽스와 연계된 전세대출 금리가 지난해 말 4.22~5.62%에서 4.69~6.09%로 올랐다.

문제는 앞으로 CD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리를 올려서라도 인플레이션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신규 대출에서 대출금리 상승 부담을 덜기 위해선 시장 금리 반영 속도가 더딘 코픽스(COFIX) 연동 대출이나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금리 인상분이 바로 반영되는 CD연동 대출과 달리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은 시장 금리 움직임이 서서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재테크 전략 변경

금리가 오르면 서민들이 짊어져야 할 이자 부담도 커진다. 재테크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앞으로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전망인 만큼 대출은 가급적 빨리 상환하고 예금은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게 좋다.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는 3~6개월로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이 유리하다. 단기로 짧게 돈을 넣은 뒤 추가 금리 인상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어찌 보면 타이밍 싸움. 이 때문에 금리가 일정 기간 지나면 바로 반영되는 회전식 정기예금 상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1~6개월의 회전주기를 정해놓고, 주기가 돌아오면 원금과 이자를 찾았다 다시 맡기는 방식으로 돈을 굴린다. 예를 들어 1년 만기 회전식 정기예금에 들면서 회전기간을 3개월로 정하면 3개월이 지날 때마다 금리가 바뀐다. 중도 해지를 해도 이자 손해가 적어 금리 인상기에 적당한 상품이다. 다만 단기 예금은 금리가 단기간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유리하겠지만, 금리 인상이 소폭에 그치거나 반대로 장기적으로 꾸준히 오를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장기예금에 비해 못할 수도 있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금리도 3개월 만기 상품에 못지않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단기 채권형펀드(1개월 내)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후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 고금리 정기예금으로 갈아타야 한다. 채권형펀드의 비중을 줄이고 주식형 펀드를 늘리거나 주가연계증권(ELS), 지수연동정기예금(ELD) 등을 염두에 두는 것도 금리 인상기에 적절한 재테크 전략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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