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에 10년만에 90배 오른 주식이 화제다. 삼성엔지니어링 이야기다. 금융역사는 반복된다는 전제 하에 그동안의 상승저력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투자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화공 플랜트 경쟁력을 보유한 엔지니어링 업체다. 2003년까지는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매출은 1조원대 부근에서 정체되는 모습이었고 영업이익률도 3%대로 낮은 편이었다. 자산은 9천500억원, 부채는 6천억원 정도였다. 주가는 3천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시가총액은 1천500억원 수준으로 성장주보다는 오히려 자산주에 가까웠다. 지루한 양상을 보이다 내외부적인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2분기부터.
저력의 원천은 우선 '회계 투명성'이었다. 회사는 2003년 2, 3분기에 걸쳐 900억원의 영업손실을 공시한다. 몇 년간의 해외 저가공사의 손실 부분을 과감하게 떨어낸 것이다. 이 부분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제부터 선별수주를 하겠다', '이익내는 공사를 하겠다'는 다짐이자 시장에 대한 선포였다. 실제 얼마 동안 수주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났지만 부실을 떨어내고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탈바꿈한 점은 훌륭했다.
두번째는 '수요공급'의 변화였다. 당시 유가는 20~30달러를 중심으로 상당 기간 저유가를 유지했다. 2004년 하반기부터 40달러를 돌파하면서 ENG회사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으로 바뀌었다. 유가상승은 중동지역을 풍부한 재정상황으로 이끌고, 이로 인한 화공 부문의 경쟁적인 발주로 플랜트시장의 호황 국면은 시작됐다. 순풍에 배를 띄운 것이다.
마지막으로 'CEO의 효과'였다. 2003년에 취임해서 작년까지 회사를 이끈 CEO는 당시와 비교했을때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었으며, 투명성, 경쟁력, 추진력으로 요약되는 CEO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오랜 기간 시장에서 소외되던 기업을 영업이익률 10%대의, 세계가 주목하는 ENG기업으로 성장시킨 배경이다.
위기가 오면 경쟁력은 빛이 난다. 몇 년 전 금융위기때 주가는 끝모르고 하락했지만 당시에도 기업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우상향을 그리고 있었다. 그동안의 경쟁력을 확인시켜주는 기간이었다. 이제 상승은 끝날지도 모른다. '더 갈 것인가 여기서 멈출 것인가'로 고민할 시기는 아니다. 90배 상승저력의 원천은 '기초체력', '수요공급(시장 확대)', '일관성 있는 추진력'이다. 지금은 이 3가지를 곰곰이 생각할 때이다.
이우현(동부증권DHP 금융자산관리사) Lwh8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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