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상력 세계로 초대

아트스페이스펄 27일까지 염성순 '심연의 꿈' 전시

▲염성순 작
▲염성순 작 '밤에 관하여'

화가를 두고 미술 '작가'라고 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을 '창작'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투영된 한 장의 그림은 관람객을 전혀 다른 세계로 인도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화가 염성순은 진정한 '작가'다. 그의 그림은 작가의 머릿속 세계를 보여준다. 현대미술의 유행과 전혀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최근 보기 드문 작품이다. 염성순의 전시 '심연의 꿈'이 아트스페이스펄에서 27일까지 열린다.

"이성과 감성을 작동시켜 나는 왜 그리는지, 무엇을 그릴 것인지 끊임없이 되묻습니다. 나의 세계관이 그림에 그대로 반영되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두고 기(氣)가 느껴진다고 한다.

작품 '밤에 관하여'는 밤이라는 시간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상상력이 총동원된다. 제의의 시간, 신비의 구슬을 들고 떠다니는 인형, 날개를 접는 독수리의 형상, 비밀의 문으로 향하는 열쇠 구멍, 현혹하는 듯한 소녀의 눈빛 등이 한 화면에 펼쳐진다. 이들은 각각의 상징이 뚜렷하지만 나름의 질서를 갖고 화면에 펼쳐지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품은 눈여겨볼 만하다. "10시간이건 20시간이건 음악을 틀어놓고 그 음악의 리듬을 선으로 표현해요. 잠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작업이라 정신적으로 무척 고됩니다."

작가는 "요즘 테크닉을 중요시하는 젊은 작가들은 사유 능력이 퇴화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오로지 손끝으로 사유하는 연습을 수십년 해온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다. 053)651-6958.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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