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열정'
권명일(28) ㈜패션홀릭 대표의 대명사다.
6년 전 단칸방에서 낡은 컴퓨터와 싸구려 디지털 카메라 한 대로 출발한 패션홀릭은 지난해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2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권 대표는 사업 초창기 얘기를 꺼내자 손사래를 쳤다. 2년 동안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산전수전을 경험했던 고된 시절을 떠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진정한 젊음과 열정 그리고 패기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시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권 대표는 사업초기의 수차례 어려움을 이겨냈기 때문에 패션홀릭이 인터넷 남성의류 쇼핑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패션홀릭은?
의류 및 패션잡화 제조'판매업체인 패션홀릭은 2006년 쇼핑몰 '키작은 남자'(www.smallman.co.kr)로 출발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옷이 너무 커서 쉽게 옷을 살 수도, 마음껏 멋을 낼 수도 없는 남성들을 위한 맞춤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이었다. 성장기의 중'고교생과 성인 평균 신장'체중에 미치지 못하는 왜소한 체형의 남성들이 몰려들었다. 특히 40만 명의 회원들 가운데 80% 이상이 중'고교생이었다.
젊은 고객들과의 눈높이에 맞추다보니 기업도 젊어졌다. 이젠 성장호르몬이 넘치는 기업이 됐다. 직원 모두가 20, 30대 청년들이다. 매출을 나타내는 그래프의 키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키작은 남자'들이 작은 고추의 매서운 맛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온라인 남성 쇼핑몰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키작은 남자'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7년 12월 패션홀릭이 설립됐다. 종합쇼핑 오픈마켓 '패션홀릭'(www.fashion-holic.co.kr)을 오픈했다. 법인 설립 이후 1년 만에 매출은 두 배로 늘었다. 하루 평균 홈페이지 방문자 4만 명, 평균 매출 7천만원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종합쇼핑몰 상위 6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신발을 중심으로 하는 자체 토털브랜드 'BSQT'(www.bsqt.kr)를 출시하고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 1호 직영점을 냈다. 현재 BSQT는 온라인 멀티숍과 유명 개인쇼핑몰 등 40여 개의 공식판매처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키작은 남자'와 '패션홀릭' 'BSQT' 등 3개 분야의 주력 사업을 통해 올해는 300억∼4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지난해 42명의 신규 인력(계약직 포함)도 채용하고 올해 상반기 10명의 직원을 더 고용했다. 올 하반기 중에 20∼30명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다.
◆열정(PASSION)
권 대표는 키가 작다. 그래서 키 작은 이들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크다. 작은 고추가 매운 법. 열정으로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지난 2006년 6월 영진전문대 패션디자인과 복학을 앞두고 온라인 쇼핑몰 '키작은 남자'를 오픈했다. 옷 몇 벌과 컴퓨터 한 대가 전부였다. 사이트를 오픈한지 두 달만에 월 매출이 1천만원을 넘어섰다. 대박이 터졌다. 비결이 있을 터. 창업 초기에는 자본금이 넉넉하지 않았다. 그래서 광고도 제대로 하지 못할 형편이었다. 대안을 찾았다. 권 대표는 머리가 벗겨질 각오를 하고 하루 두 시간 새우잠 자면서 인터넷 사이트 댓글에 공짜 광고를 실었다. 독수리 타법을 보이던 그의 타이핑 실력은 어느새 달인 수준이 됐다.
그리고 그 무렵 교통사고가 났다. 사고는 오히려 축복이었다. 보험금을 탔고 그 돈으로 카메라 등 시설투자(?)를 했다. 광고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철저히 신비주의 전략을 폈기 때문이다. 쇼핑몰 오픈 전 벌써부터 가입 회원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문의 메일이 폭주했다. 특히 한 여대생의 루저(180㎝이하 남성은 패배자) 발언 이후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권 대표는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타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성공 비결은?
누구나 도전은 해볼 수 있으나 아무나 성공하지는 못하는 패션시장, 그 감각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키작은 남자'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권 대표는 "키 작은 남자들을 위한 맞춤사이즈의 패션들, 이제껏 시판되는 옷들이 사이즈가 커서 제대로 된 코디를 할 수 없었던 이들을 위한 다양한 감각을 내세우는 것이 우리의 무기"라고 전한다.
실제 '키작은 남자' 등장 이후 유사 사이트가 범람했다.
그러나 원조는 당연 '키작은 남자'다.
다른 쇼핑몰들이 결코 따라올 수 없다. 유사 사이트와는 확연히 다른 제품의 퀄리티는 물론이고 '키작남 이야기' '스타일&트렌드' ' 패션스타일 상담' 등 키 작은 남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설립 이후 지금까지 연간 20∼30명씩의 신규인력을 채용했을 정도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이들 각각의 사이트들은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콘셉트을 가지고 있어 남성의류뿐만 아닌 폭 넓은 소비자 층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국내최대의 기업으로 도약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재도 마찬가지. 권 대표는 "번듯한 학력이나 스펙보다는 도전정신과 성실함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초봉은 많지 않지만 능력과 직급에 따라 매년 연봉을 높여주고 있어, 입사 2, 3년만 지나면 업계 평균치를 훨씬 상회한다"면서 "회사와 함께 커간다는 생각으로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매일 20분씩 사원 전체가 티타임을 갖고 있으며 건강검진, 동호회 지원은 물론, 직원 대출지원 등 사원 복지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면서 "토털브랜드 BSQT의 론칭과 여성전문 온라인 종합몰 인수 등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패션쇼핑몰로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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