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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리비아를 누빈 '사막의 여우' 롬멜

리비아가 여전히 혼돈 속이다. 외신에 나오는 트리폴리, 벵가지, 토브룩은 귀에 익은 도시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과 연합군이 치열하게 맞붙었던 곳이다. 북아프리카 전쟁의 주역은 단연코 독일의 에르빈 롬멜(1891~1944)이다.

프랑스 전격전에서 기갑사단을 지휘해 명성을 떨친 그는 1941년 초 이탈리아군을 구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곧바로 트리폴리로 날아가 몸소 정찰에 나섰다. 위험을 무릅쓰고 전선상황을 숙지한 뒤 치밀하고 능수능란한 작전을 짰기에 '사막의 여우'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해 오늘, 기다려왔던 전차 및 경전차 120대로 편성된 제5전차연대가 도착함으로써 그의 신화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사막에서 중요한 요소는 단 하나다. 바로 속도다." 3개 사단으로 구성된 군단을 이끌고 질풍처럼 벵가지와 토브룩을 점령해 영국군을 나일강까지 패주시켰다. 병력 및 물자 부족에다 과로로 건강이상에 시달리다 1942년 12월 몽고메리 장군이 이끄는 영국군에 참패했다. 본국으로 쫓겨 돌아간 지 1년여 만에 히틀러 암살모의사건에 휘말려 청산가리를 마셨다. 그의 삶이 가장 빛난 것은 아프리카에 있을 때였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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