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면 받는 야간 무인우편창구…우편번호 오류·작동 불량

마산 등엔 우편물 못보내

야간시간 우편물 배송을 위해 도입된 무인우편창구가 우편번호 오류에다 기계작동 불량으로 외면을 받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야간시간 우편물 배송을 위해 도입된 무인우편창구가 우편번호 오류에다 기계작동 불량으로 외면을 받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우체국 업무시간 외 시민들이 우편물을 보낼 수 있도록 설치한 무인우편창구가 우편번호 오류에다 기계작동 불량으로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직장인 박모(49) 씨는 지난주 퇴근 후 우체국 무인우편창구를 이용해 우편물을 보내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경남 창원지방법원에 등기우편을 보내려고 우편번호를 입력했지만 '없는 우편번호입니다'는 문구만 나타났다. 법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주소와 우편번호를 수차례 확인했지만 입력이 되지 않았다. 다른 방법을 찾던 김 씨는 '창원지방법원'을 입력해 검색을 해봤지만 전혀 다른 우편번호만 떴다.

우편물을 보내지 못한 박 씨는 "다음날 업무 시간에 잠시 짬을 내 우체국 창구에서 우편물을 보냈다"며 "직원에게 무인우편창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무인우편창구가 잘 안 된다고 항의하는 민원인이 가끔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무인우편창구는 우체국 창구를 통해 접수하던 우편물을 우체국 업무 시간 외에도 시민이 직접 접수와 결제를 할 수 있는 우편자동화 시스템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서울 76대를 포함해 126대의 무인우편창구가 설치됐으며 대구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야간창구를 폐지하는 대신 대구우체국(중구 포정동)에 1대가 운영 중이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무인우편창구는 마산·창원·진해 등지로는 우편물을 보낼 수가 없다. 무인우편창구에 입력된 우편번호 프로그램에 지난해 행정구역이 개편된 일부 지역의 우편번호가 등록되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7월 행정구역이 통폐합된 마산, 창원, 진해 지역 우편번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7월 22일 세 도시가 통합하면서 변경된 우편번호가 고시됐으나 무인우편창구에는 바뀐 우편번호가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내비게이션도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판에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시설에 시민생활과 제일 밀접한 우편번호를 제때 변경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우편번호뿐 아니라 어려운 조작법도 시민이 무인우편창구를 외면하는 이유다. 터치화면 방식인 무인우편창구가 안 먹히는 경우가 잦기 때문. 이점자(48·여) 씨는 "지난주 등기우편을 하나 보내려 했는데 무인우편창구 조작법이 까다로워 20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우체국 관계자는 "무인우편창구 제작 업체를 통해 빨리 우편번호를 변경하겠다"며 "조작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방안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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