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학교 우리 동창회] 경북대 사범대학 부설 중·고등학교 총동창회

성실·청렴한 교풍…전문가 선배들 많아 좋은 '롤 모델'

사대부중·고 총동창회 체육대회에서 동문들이 모교 운동장에 모여 우의를 다지고 있다. 사대부중·고 총동창회 제공
사대부중·고 총동창회 체육대회에서 동문들이 모교 운동장에 모여 우의를 다지고 있다. 사대부중·고 총동창회 제공
올 2월 열린
올 2월 열린 '군성인의 밤' 행사에서 '자랑스런 군성인 상'을 수상한 사대부중·고 동문들. 사대부중·고 총동창회 제공
박정한 총동창회장
박정한 총동창회장

1946년 10월'대구사범대학부속중학교'로 출발한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중·고등학교(이하 사대부중·고)는 중등교육과정에서 남녀공학의 '효시'다.

고등학교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9월 개교해 신입생 114명으로 첫 입학식을 치렀고 1967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출발, 올해 개교 65주년을 맞았다. 교훈은'자율, 협동, 강건'.

사대부중·고는 '사범대학 부설'학교여서 교사 선발권이 학교장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우수 교사를 초빙해 질 높은 교육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평준화가 되기 전에는 '인재의 요람'으로 인식, 자존심이 강했다. 교사들도 1960년대 4·19와 5·16 등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청렴''성실''정직'과 인성교육에 매진하며 학생들과 함께 자랑스런 교풍을 가꾸어 왔다.

동창회는 1949년 부중 1회 졸업생 배출과 동시에 창립됐다.

2년간 수석부회장을 한 뒤 지난해 9월 4만여 동문 대표를 맡게 된 박정한(66·중16회·고13회·대구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 석좌교수) 총동창회장은"동문들의 친목도모와 모교발전을 위해 동창회가 있다"며"교사들의 연구비 지원과 우수 후배들에 대한 인센티브, 전통적 교기인 배구부 지원 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고교 평준화와 도심공동화로 신입생 선발방법이 바뀌면서 모교의 옛 명성이 퇴색했고 후배들의 개인적 성향 때문에 모교에 대한 애착이 다소 희석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모교 주변에 들어선 고층빌딩 그늘을 피해 후배들이 보다 좋은 교육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현대식 교육시설을 갖춘 새 터전을 구상하고 있다.

◆'은사의 밤' 행사는 우리가 최초

1977년 부중 9회와 부고 6회 동문들이 모여 거사(?)를 모의했다. 누군가의 입에서"우리가 고교를 졸업한 지 20년이 됐으니 은사님들을 한 번 모시는 게 어떠냐"는 말이 나왔고 실행에 옮겨졌다. 이제는 보편화된 각 고교 동창회 주관'은사의 밤'은 사대부중고 총동창회가 효시가 된 셈이다.

반면 사대부중·고 총동창회는 송년의 밤과 신년교례회를 하지 않는다. 대신 매년 2월에 '군성인의 밤' 행사를 성대히 연다. 올해는 지난달 23일에 22번째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자랑스러운 군성인 상' 시상. 이 상의 수상자는 모교와 동창회의 명예를 빛낸 동문들을 각 기별 및 지역 동창회의 추천을 받아 선발한다. 수상자는 225명으로 후배들이 자랑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을 되새기며 사회 리더로서의 롤 모델을 찾아주자는 것이 상의 목적.

총동창회 산하의 군성 골프회, 군성 산악회, 군성 법회는 동문 선후배간 정을 나누는 소중한 3대 모임이다.

군성 골프회는 1979년 창립돼 매월 세 번째 수요일에 타지역 동문들과 함께 친선경기를 갖고 있으며 군성산악회는 1982년 만들어져 지난달까지 313회의 산행기록을 세우고 있다. 또 전국 사대부중고 출신 법조인의 모임인 군성법회는 시군별 지부를 두고 동문친목 도모와 장학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사대부중·고 총동창회는 국내에 서울, 부산 등 9개 지부와 국외에 미 뉴욕과 영국, 캐나다 등 5개 지부를 두고 있으며 '졸업 30주년 모교방문''졸업 50주년 모교방문' 행사와 매년 10월 셋째 일요일 모교 운동장에서 전체 동문이 모이는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열고 있다.

◆그리운 학창시절의 추억

사대부중·고 교사는 담쟁이덩굴로 유명하다. 학창시절 그 뿌리가 메마른 붉은 벽돌담에 붙어 해마다 뻗어나가는 것을 본 학생들은 담쟁이덩굴을 통해 끈질긴 집착력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1970년대와 80년대 대구 유일의 남녀공학 학교였던 사대부중·고는 등·하굣길에 이웃에 있었던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의 일부 짓궂은 학생들이 여학생을 집적거리는 경우가 많아 양교 학생들간 예기치 않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박종대(32회·47) 사무국장의 회고에 따르면 대구상고 야구부가 훈련하면서 자주 사대부중·고 담장 너머로 공을 날려 유리창을 깨는 일이 벌어졌다. 이 때마다 상고 야구부 선배들이 후배를 시켜 담장을 넘긴 공을 찾아오라고 시켰고, 마지못해 담장을 넘어온 새내기 야구부원들은 사대부중·고 학생들에게 잡혀 곤욕을 치렀다.

또 사대부중·고 학생들은 돌멩이를 대구상고 쪽으로 던져 그쪽 학교의 유리창을 깨기도 하는 등 작은 충돌이 잦아 양교 교감선생님들이 중재를 하기도 했다.

◆모교지원과 장학제도

(재)군성장학회는 2001년 2월에 설립돼 지금까지 12억여원의 기금을 모았다. 수혜인원만 올 2월까지 400명 가까이 되며 금액은 5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는 총 6천500만원이 모교에 지원될 예정으로 장학금이 3천300만원, 교기인 배구부 지원금이 2천만원, 모교 교직원 연구비가 1천200만원 책정돼 있다. 또 전 동문을 대상으로 '1계좌 1만원 군성장학기금'을 신설해 모교와 후배들의 학력신장을 지원하고 있다.

◆학교를 빛낸 동문들

사대부중·고 동문들은 학계와 의료계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계는 김영일(9회), 강재섭(16회) 전 국회의원과 이춘식(17회), 전혜숙(22회) 국회의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관계는 이상연(6회) 전 내무부 장관을 비롯해 이진설(6회) 전 건설부 장관, 김종훈(19회)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있다.

법조계엔 최재호(2회), 정귀호(7회), 이용우(9회) 전 대법관을 비롯해 전재기(12회) 전 고등검사장과 이상경(13회) 전 헌법재판관 등이 있다. 학계는 서인석(6회) 전 서강대 총장과 윤성천(7회) 전 강원대 총장, 서정돈(10회) 전 성균관대 총장, 김정길(11회) 대구예술대 총장 등이 있다.

재계엔 김영대(10회) 대성그룹 회장과 이충곤(12회) SL 회장, 김동구(18회) 금복주 사장 등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언론, 예술 및 체육계엔 정구호(4회) 전 KBS사장과 서상호(11회) 전 매일신문 주필, 김민홍(14회) 전 매일경제신문 상무이사와 안도현(29회) 시인, 이종경(31회), 김찬호(32회) 전 배구 국가대표 등이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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