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는 금배지를 단 사람들이 오찬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모두 경북고 출신 국회의원들.
한때 'TK 중의 TK'로 불리면서 대구경북 정치권의 핵심세력이었던 경북고 출신 국회의원은 이번 국회 들어 여야 합쳐 11명으로 크게 줄었다. 한나라당 9명, 민주당과 무소속이 각각 1명. 지금은 대구경북 정치권을 아울러서 'TK' 정치권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원래 TK는 협의로 경북고 출신 정치인을 지칭하는 용어였다.
이들이 '잘나가던' 시절에는 대구경북 국회의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했다. 전국적으로는 20여 명이 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다. 여전히 경고 출신이 지역정치권의 다수를 점하고 있지만 옛날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대구지역 12명의 국회의원 중에서는 절반을 넘는 7명이다. 아직 대구는 경북고 절대 우세다. 그리고 경북 2명, 경기도 2명이다.
경북고 출신 국회의원 모임의 좌장 격은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이다. 4선인 그는 경북고 36회로 최고참이다. 그 뒤를 정해걸(군위·의성·청송, 39회 ) 이해봉(대구 달서을, 42회) 서상기(대구 북을, 45회) 정수성(경주, 45회 ) 이한구(대구 수성갑, 46회) 배영식(대구 중·남구, 49회) 박보환(경기 화성을, 56회) 김부겸(경기 군포, 56회) 유승민(대구 동을, 57회) 주성영(대구 동갑, 57회) 등이 이어받고 있다. 서상기 의원은 경북중 경기고를 나왔다.
이날 모임에 대해 박보환 의원은 "정기적으로 모여서 선후배 간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라면서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배영식 의원은 분기마다 하는 모임이라고 소개하면서 "단순한 친목모임이 아니라 대구의 현안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의논을 한다"며 "여야 가릴 것 없이 대구발전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북고 출신이 여전히 대구경북 국회의원, 특히 대구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익명의 한 지역 국회의원은 "평준화 첫 세대가 50대 중반이나 됐는데도 아직도 경북고 출신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 지역에서 특정학교 출신이 국회의원은 물론 시장 등 주요 자리를 독식하는 일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대구만의 부정적인 특색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정학교 동문들이 요직을 독점함에 따라 다양한 색깔과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아니라 선후배 관계가 얽히면서 경쟁과 보완의 분위기도 무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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