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에 사는 주부 김성희(42) 씨는 최근 날씨가 풀리자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등산복을 꺼냈다. 등산복을 정리하던 김 씨는 올해는 꼭 마스크를 구입할 것을 다짐했다. 지난해 이맘때 팔공산 등산에 나섰다가 봄의 불청객, 황사를 만나 심하게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 겨우내 연이은 한파 때문에 실내에만 머물러 있어 찌뿌듯해진 몸을 풀기 위해 등산과 자전거 타기 등 야외 활동을 많이 할 생각"이라며 "이번 주 황사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 등을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달서구에 살고 있는 주부 박미진(39) 씨는 이른 봄이지만 벌써부터 에이컨 구매를 위해 가전매장을 돌고 있다. 공기청정기능까지 갖춘 에어컨을 장만할 경우 황사가 심한 봄부터 무더위가 한창인 여름까지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황사가 단순한 흙먼지가 아니라 중금속들을 머금은 공해 덩어리라는 뉴스를 보고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공기청정기 구입을 결정했다"며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에어컨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이 기회에 낡은 에어컨도 새것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봄의 불청객 황사가 올해도 한반도를 덮칠 예정이다. 이에 황사를 대비하기 위한 소비자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기상청은 올해 봄철(3∼5월) 황사 발생 일수는 평년(5.1일)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 발원지에 눈이 넓게 덮여 있고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지배하고 있어 발생원인 자체가 매우 약한 상태였으나 최근에 눈이 많이 녹았다"면서 "황사 발생 가능성이 평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사가 반가운 유통'가전업계
황사에 대비하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유통과 가전업계가 바빠졌다. 업계에선 황사가 심해질수록 마스크, 손세정제, 가습기, 공기청정기, 선글라스, 모자, 실내운동기구, 항균스프레이, 피부보호용 의류 등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관련 제품의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 유통업체들은 최악의 황사가 불어닥쳤던 지난해 마스크, 공기청정기, 손세정제 매출이 껑충 뛰어오르기도 했다.
대구백화점, 동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지역의 백화점들은 이달 중순부터 황사 대비 상품전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요구에 화답할 예정이다. 더불어 등산과 산책 그리고 자전거 타기 등 실외활동 중 사용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와 팔토시 등도 함께 내놓을 계획이다.
대형마트들 역시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관련 제품을 모아 놓은 코너를 마련, 소비자들의 쇼핑을 도울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신세계 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손 소독제와 항균 비누 등을 최대 30%까지, 워셔액과 에어컨 탈취제는 최대 40% 할인한 가격에 팔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황사용 마스크와 항균제 등을 10∼30% 할인판매하는 '황사용품 모음전'을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에 손 세정제와 마스크 등을 최대 50% 싸게 파는 '황사용품 특별가전'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황사 관련 상품전 등이 진행된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께서 지난해 사상 최악의 황사를 겪었기 때문에 올해도 황사 관련 상품을 찾는 손님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황사는 물론 봄철 따가운 자외선에 대비한 품목들까지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 역시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LG전자는 공기청정 기능에 가습과 제균 기능까지 더한 '헬스케어 에어워셔 3 in 1'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이번에 출시된 제품이 4단계 필터 시스템(큰먼지 필터, 알러지 필터, 활성탄 탈취 필터, 살균헤파 필터)으로 집안의 공기를 더욱 신선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공기정화기능을 갖춘 에어컨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황사 일수에 따라 최대 40만원까지 보상해 주는 판촉전을 펼치고 있다. 황사이벤트는 4, 5월 황사특보 발령 일수에 따라 10일 초과 시 10만원, 14일 초과 시 추가로 30만원을 보상하는 내용이다. 더불어 행사기간 동안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명품 압력밥솥 등의 사은품도 증정한다.
◆황사로부터 건강 지키기
호흡기는 물론 피부가 황사에 노출되는 상황을 최소화해야 한다. 더불어 체내로 들어온 황사의 유해성분을 중화시키거나 체외로의 배출을 돕는 음식물 섭취도 필요하다.
먼저 황사가 심할 때는 모래먼지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과 출입구를 점검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웬만한 창문단속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만큼 공기정화기나 가습기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장 뛰어난 해독 음식은 미역과 다시마 등의 해조류다. 끈끈한 성분의 알긴산이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중금속, 농약,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등을 흡착해 체외로 배출시킨다. 녹두 역시 독성 노폐물을 녹여 배설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식후 한잔씩 마시는 녹차도 중금속을 흡착하는 효과가 있다.
식물성 고단백 식품인 콩과 두유는 신경계, 피부, 점막을 보호해 신체 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채소 중에는 저항력을 키워주는 쑥이나 해열'해독뿐만 아니라 황사 해독에도 도움이 되는 미나리가 있다.
그 외에도 평소 물을 많이 마셔 구강과 기관지 점막에 있는 오염물질을 희석시키는 것도 좋다. 황사가 심할 경우 눈과 목이 쉽게 피로해지므로 결명자와 구기자, 오미자 등의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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