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50년 만에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 여파로 향후 1, 2년 내 한반도 주변에도 지진이 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강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 2년 뒤 큰 지진 오나=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리나라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일본이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 필리핀판 등 3개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면에 있지만 유라시아판에 위치한 한반도는 지각판의 경계면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지진 안전지대에 속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근 일본에서 엄청난 규모로 발생한 지진이 한반도 지역 대륙판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과거 지진 관측기록을 살펴보면 일본, 중국의 지진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이 연관성이 많았던 때문이다. 1976년 7월 중국에서 규모 7.5의 탕산 대지진이 발생한 뒤 2년 후인 1978년 홍성 지진(규모 5.0)이 발생했고,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규모 6.9)이 있은 뒤 1996년 말 영월 지진(규모 4.7)이 발생했다.
11일 일본에서 강진이 발생한 이후 한반도 주변에 소규모 여진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13일 새벽 인천 서쪽 120㎞ 해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고, 12일엔 충남 태안군 인근 해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나타났다. 11일 오전에는 북한 지역인 강원 회양 남쪽 22㎞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과)는 "2004년 수마트라 지진해일의 여파로 수천㎞ 떨어진 북미 지진대가 활성화된 사례도 있다"며 "특히 이번 일본 지진이 1900년 이후 세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4번째로 강하기 때문에 그 여파를 예단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한반도, 지진 활성기=한반도가 지진 활성기에 놓여 있어 향후 20~30여 년 동안 지진의 위험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주장도 학계에서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황상일 경북대 교수(지리학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진의 발생 주기는 대략 100~150년으로, 현재는 활성기인 5번째 주기의 후반기에 속해 있다. 황 교수는 "1392년부터 1910년까지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지진 관련 기사 441건을 분석한 결과, 한반도의 지진이 활성기와 휴지기를 반복하며 일정한 주기를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했다. 한반도의 지진 발생 양상은 특성에 따라 1단계(1392~1535년), 2단계(1536~1655년), 3단계(1656~1765년), 4단계(1766~1904년)로 나뉘는데, 현재는 1905년부터 시작된 5단계의 활성기이며 지금 우리나라는 그 중 후반기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1·3단계는 지진이 활발했고, 2·4단계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5단계는 지진 발생빈도가 높은 시기이며, 주기로 미뤄볼 때 앞으로 20~30여 년간은 방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에 지진이 발생할 경우 양산단층선, 울산단층선 등이 집중돼 있는 영남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수 있다고도 했다. 양산단층선은 안강, 신광, 경주, 양산, 언양 등이 포함돼 있고, 울산단층선에는 경주와 울산이 대표적이다. 그는 "양산단층선과 울산단층선에 위치한 도시는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미리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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