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전세시장이 매물 부족 현상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전세난은 봄 이사시즌이 시작되면서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시장의 불투명성을 꼽고 있다.
몇 년간 침체된 매매 시장 영향으로 실수요자들이 매수보다는 전세시장으로 쏠리면서 일시적 수급불균형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시장 단기 급등, 하지만 가격은 회복 중
대구 전 지역에서 최근 몇 달간 전세난이 불거지고 있지만 2년 전까지 지역 부동산 시장은 '역전세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08년 입주물량이 급증하면서 집 주인들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고 전세가격은 급락했다. 특히 미분양이 늘면서 시공사들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로 전환하면서 전세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몇 년간 어려움을 겪던 전세 시장은 지난해 가을 중소형을 중심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매물 부족으로 가파른 가격 상승 행진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세 가격은 2006년이나 2007년 수준.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지역 전세가격 변동률은 10.3%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 기간 서울은 11.36%를 기록했고 대전이 20.49%, 부산이 19.17%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대구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울산은 7.02%, 인천 7.01%, 광주 6.85%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상승률이 대구보다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2008년 이후 대구 전세 가격 상승률은 8.81%로 한 자릿수 상승률에 머물고 있다. 연평균 3% 정도로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해 실제로는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같은 기간 서울은 20.77%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광역시 중에는 대전이 48.33%, 부산 36.18%, 인천 17.29%, 광주 12.55%, 울산 10.9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전세 가격 조사에서도 2월 전세지수는 108.2로 지난 2006년 5월 107과 비슷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단기 급등으로 체감 전세 가격이 높지만 대구 전세 가격은 타 대도시 대비 아직도 낮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며 "전세 가격은 상승보다는 회복 중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매매가 대비 높은 전세가격
대구 아파트의 매매 가격 대비 전세비율은 3월 기준으로 66.1%를 기록하며 광역시 중 광주 71.22%, 대전 70.56% 다음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울산은 65.71%, 부산 64.01%, 인천이 45.17%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42.7%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전세가 상승보다는 매매가 하락에 따른 것이다.
2008년 이후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1.61%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동일기간 부산은 29.42%, 대전 17.59%, 광주 8.97%, 인천 5.54%, 울산 5.03%의 변동률을 보이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편, 대구 전세난은 3, 4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
IMF 여파로 입주 물량이 감소한 2002~2003년 사이에 전세난이 나타났다가 2004년부터 다시 역전세 현상을 보였다. 또 2005년부터 재건축 아파트 멸실로 다시 전세난이 나타났고 2008~2009년 입주물량의 증가로 역전세난이 시작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난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직 1만2천 가구에 이르는 미분양 아파트가 있고 인구도 큰 증가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난 원인이 매매 기피에 따른 심리적 영향이 커 전세 가격 상승으로 매매 수요가 늘면 전세난은 자연스럽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 부족과 1가구 2주택 중과세 영향에 따른 임대 주택 감소 추세로 중소형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큰 폭의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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