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본여행·교류행사 줄취소… 餘震·원전 추가피해 불안

일본이 대지진으로 초토화된 데 이어 후쿠오카 지역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와 여진 등의 추가 피해가 예상되면서 지역민들의 일본 방문 및 관련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지역 단체 및 기관이 주최하는 일본 관련 행사와 대학 교환학생의 출국이 무기 연기되는가 하면,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가려던 학교는 수학여행 취소를 고려하고 있고 일반 여행객들의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수학여행을 앞둔 대구 대건고는 고민에 빠졌다. 다음 달 4일부터 2학년생들이 일본과 대만, 중국 베이징 방면으로 나눠 수학여행을 떠나는데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때문에 일본으로 가기가 부담스러워진 것. 당초 일본행을 원했던 학생은 184명. 대건고는 학부모, 여행사와 협의 후 이들을 중국 상하이 쪽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건고 관계자는 "여행지가 피해 지역과는 거리가 있지만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니 만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본 여행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대구에서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떠날 계획이 있는 곳은 대건고를 비롯해 남산고, 정화여고, 능인고 등 4개교. 대건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5월 하순 출발해 규슈의 후쿠오카 일대를 둘러볼 예정이다.

하지만 일본 현지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각 학교는 당초 예정대로 수학여행을 가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일정을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이 크지만 자녀 안전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며 "일정을 뒤로 미루거나 여행지를 바꾸는 방안 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북의 경우 지난해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주고와 김천고가 올해도 일본으로 갈 계획을 잡았으나 일본 상황을 지켜보면서 취소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김천고 관계자는 "2학년생들이 일본과 미국, 중국, 유럽으로 나눠 수학여행을 갈 계획이었는데 아무래도 일본행은 쉽지 않을 것 같아 여행지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회장 문무학)도 6월 예정된 '대구-센다이 국제예술 교류전'을 취소해야 할 처지다. 양측 예술인 교류는 지난해까지 16년째로 올해는 일본 센다이에서 대구 예술인들의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대구예총 관계자는 "센다이 교류전이 올해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경일대 실무외국어학부에 다니는 정연신, 신은진 씨는 15일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출국하기로 돼 있었지만 일본 지진 탓에 무기한 연기했다. 경일대 관계자는 "니가타산업대학은 피해가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학생들의 입국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의 일본 여행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판단되는 북해도와 오사카 등지의 여행객도 50~70%가량 예약을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자력 폭발 사고, 여진 등이 계속되면서 예약자들이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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