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결혼을 앞 둔 박경애(34) 씨. 그녀는 평소 붕어빵 찍어내듯 하는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결혼식을 파격적으로 치르기로 했다. 저녁시간 '나이트 웨딩'으로 3시간가량 성악과 오페라 공연을 보면서 하객과 축제 형식으로 열 작정이다.
"보수적인 대구에서 나이트 웨딩을 하면 모두들 놀라겠죠. 인생의 첫 출발에 뭔가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웨딩문화도 사회분위기에 맞게 변해야 해요."
박 씨는 자신의 시도가 대구 웨딩문화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웹 디자이너 출신인 박 씨는 웨딩솔루션 개발 업체(프로홈)와 예식혼수백화점(대구웨딩연합회)을 차려 지역 웨딩업계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녀가 개발한 인터넷 웨딩솔루션은 9년 만에 전국 대부분의 웨딩숍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다. 이 솔류션은 DVD 뮤직비디오 제작에서부터 플래시 청첩장, 사진첩, 다이어리, 기념일 자동 알림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구 만경관 영화관 2, 3층에 지역에서 처음 문을 연 웨딩백화점도 성업 중이다. 이곳은 웨딩 플래너 30여 명이 활동하며 결혼 컨설팅을 해주고 결혼에 필요한 드레스와 예물, 폐백 등 일체의 예식용품이 진열돼 있다.
예식 준비를 위해 10일 이상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박 씨의 가게는 하루 만에 일체의 웨딩 준비를 할 수 있는 신개념 웨딩백화점이다. 이곳은 웨딩용품의 비교분석에서부터 선택, 애프터서비스 등까지 시스템화했고 서울을 비롯해 10곳의 지사까지 두고 있다.
그녀는 현재 개발 완성단계에 있는 인터넷 웨딩전문포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웨딩포털이 만들어지면 결혼용품 정보를 총망라하고 자신에게 맞는 가격대의 용품과 업체까지 연결시켜주는 토털 웨딩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웨딩전문 포털이 구축되면 가상 공간에서 드레스를 비롯한 예식용품을 비교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결혼 예산에 맞춰 최적의 비용을 산출할 수 있어요. 아마 서비스가 실시되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자부해요."
그녀는 대구에 본사를 둔 채 전국 웨딩업의 석권이 최종 목표다. 자신이 준비하는 웨딩전문 포털이 구축되면 그 꿈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녀는 웨딩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이기 위해 웨딩모델 선발대회와 웨딩드레스 쇼를 열기도 했다. 그녀의 도전정신은 웨딩업체로는 처음으로 대구경북중기업청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녀는 웨딩업을 하기 전 색다른 길을 걸었다. 나이 23세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인 맞춤달력을 만들어 특허를 냈던 것. 자신의 사진과 기념일 등을 넣은 달력이다.
박 씨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열성이다. 작년 12월 북한 새터민 2쌍에 대해 비용 일체를 들여 결혼식을 올려줬고, 앞으로도 탈북자들의 결혼식을 계속 후원할 계획이다. 또 이달부터 웨딩숍에서 드레스를 입어보는 대가로 받는 비용인 피팅비 1만원을 신랑'신부의 이름으로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고 매년 7월 개최하는 웨딩박람회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도 사회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BBS 청소년단체 장학금과 사회인야구단 등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오늘날 제가 있기까지는 아버지가 정신적 지주였어요. 학교 졸업 후 사업에 뛰어드는 저에게 아버지는 사업을 반대하지 않고 '용 꼬리보다 뱀 머리가 돼라'며 용기와 희망을 주셨어요. 지금도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가슴에 새기고 뛰고 있어요."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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