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1~4호기가 잇달아 폭발하면서 국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지만 정부는 "풍향으로 볼 때 일본 원전의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소극적으로 일관해 국민들의 '핵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발 핵 재앙에 대한 우려로 국민들 사이에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방사성 물질 피폭을 막기 위한 방호용품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 공포가 과장된 측면이 많고 특히 한국 원전시스템이 일본과 다른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15일 오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트위터를 타고 '괴담'이 떠돌았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이날 오후 4시쯤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한국에 상륙한다는 소문이 퍼진 것.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정부의 일본 원전 방사능 누출 대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게시판에는 "일본 원전 방사능 누출뿐 아니라 국내 원전의 누출 사고 발생시 대처요령도 들은 적이 없다. 한반도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정부가 방사능 누출 등에 대비한 재난방재 대책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항의글이 쏟아졌다.
또 방사능 누출에 따른 방사성 요오드의 피해를 막으려면 요오드제를 복용해야 한다거나 미역, 김, 다시다 등 요오드가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글들이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직장인 신우정(46) 씨는 "일본 원전 폭발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상 없다'는 정부 설명은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원전의 방사능 누출 불안은 풍향 등 자연조건으로나 관계 기관들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볼 때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한국의 원전은 일본 원전에 비해 구조적으로 훨씬 안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 원전은 핵분열실과 수증기실이 분리돼 있는데다 냉각장치가 가동을 멈춰도 자연냉각으로 72시간 동안 자연냉각이 가능하다. 또 수소제거기가 설치돼 격납건물 안에 수소가 모여 폭발할 가능성도 낮다는 것.
시민 김지혜(28'여) 씨는 "하루에 수십 번씩 방향이 바뀌는 게 바람인데 우리 쪽으로 불지 않으니 걱정말라는 게 말이 되느냐. 대책을 세우든지, 대책이 있으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게 정부의 역할 아니냐"고 따졌다.
백승대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한편 믿을 수 있는 점검 결과를 빨리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에서 들어오는 모든 공항에 방사능 탐지기를 설치하고 풍향에 대한 위성사진을 구체적으로 내놔 국민들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현'노경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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