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기 물 투하·전력선 복구…日 원전폭발 총력저지

4호기 연료봉 수조 말라 핵반응 우려…원자로 냉각위해 181명 또 투입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가동이 중단됐던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 원자로는 다 쓴 핵연료봉을 보관하는 수조의 물이 말랐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핵반응으로 인한 대량의 방사능 누출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원자로 냉각을 위해 물대포를 설치하고 전력선을 복구하는 등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17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4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봉을 보관하는 수조의 물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수조 내에 물이 완전히 말랐다는 것은 핵연료봉이 뜨거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냉각수가 없다는 것으로 사용 후 핵연료가 녹아내려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 그레고리 재스코 NRC 위원장은 이날 하원의 예산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지진 당시 운전이 정지돼 있던 4호기의 사용 후 연료봉을 보관하던 수조에 물이 남아 있지 않다"며 "이로 인해 방사능 수준이 극도로 높아져 온도를 낮추는 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일본 현지 대사관을 통해 80㎞ 이내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에 게 대피령을 내렸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본 정부는 원자로 부근에 물대포를 설치하고 작업자 수를 늘리는 등 총력 저지에 나섰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4호기 부근에 경찰 물대포를 배치했다. 물대포 배치는 사용 후 핵연료 저장고에 물을 채워 과열되고 있는 폐연료봉을 냉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본 정부는 폐연료봉 저장고에 공중에서 물을 투하하기 위해 일본 자위대 헬리콥터를 현장에 파견했으나 원자로와 폐연료봉 저장고 위의 방사능 수준이 너무 높아 철수시켰다.

또 원자로 냉각을 위해 17일 181명의 발전소 직원을 추가 투입했다. 후생노동성은 원전 작업자의 근로기준을 긴급 완화해 작업자 1인당 100밀리시버트였던 연간 방사선 피폭 상한을 250밀리시버트로 상향했다. 후쿠시마원전은 이날 작업 인원을 181명으로 늘려 1∼4호기의 원자로 냉각작업에 전력투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원전 현장에서 원자로 냉각을 위해 소방차의 펌프를 취수구에 연결하거나 원자로 내 온도와 수위를 점검하기 위한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냉각수 공급을 위한 전력선 복구도 거의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도쿄전력 나오키 스노다 대변인은 "대지진에 강타당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전원을 공급할 새로운 전력선 복구가 거의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력이 정확히 언제 공급될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제1원전에 전력 공급이 재개되면 펌프를 통해 원자로와 사용 후 핵연료를 저장하는 수조에 냉각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도쿄전력은 고장 난 기존의 전력선 복구도 시도하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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