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보기의 달인] 미나리

줄기, 매끄럽고 탄력있는 것 골라야

긴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봄바람이 살랑살랑 귓전을 간지럽히는 따뜻한 봄날이다. 이맘때쯤 제철인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미나리. 미나리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인 미나리는 동양이 원산지로 우리나라 각지의 축축한 땅에 절로 난다. 흔히 논에서 재배하는데, 미나리를 심어 가꾸는 논을 '미나리꽝'이라고 부른다.

미나리는 8, 9월에 미나리 줄기를 무논에 뿌려 11월쯤 베어낸 뒤 12월에 비닐에 씌워 다시 키운다. 그리고 50cm쯤 자란 1월부터 수확에 들어갈 수 있으며, 본격적인 제철은 3, 4월 무렵이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미나리를 먹었는지에 대해 확실한 기록은 없지만, 고려사 열전반역(列傳反逆) 임연조에 근전(芹田:미나리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때 미나리가 식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방에서 미나리는 고열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한 증상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또 이뇨 작용을 해 전신이 부었을 때 부기를 빼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철에는 입맛이 없을 때 식욕이 증진되며 춘곤증에 첫째로 손꼽히는 음식이기도 하다.

비타민 A와 칼륨, 칼슘이 풍부하고 섬유질이 풍부하여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독극물의 해독 작용과 함께 신경통, 류머티즘, 혈압강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나리를 이용한 요리법은 매우 다양하다. 연하고 맛과 향이 독특해 생채로 먹기도 하고, 당근이나 샐러리와 섞어서 녹즙을 짜 먹어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또 데쳐서 제육이나 편육에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미나리강회, 상추나 쑥갓에 곁들여 쌈으로 먹는 미나리잎쌈도 있으며, 청포묵이나 돼지고기 등과 함께 초간장에 무쳐 탕평채로 만들어 먹을수도 있다.

우리나라 미나리 주산지는 전라북도와 경상남도로 전체 생산량의 51%와 30%를 차지한다. 경북지역에서는 청도 한재미나리가 유명하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농산코너 성이현 팀장은 "한재미나리는 다른 지역 미나리보다 상품성이 더 뛰어나다"며 "한재지역은 물이 풍부하고 일조량이 많으며 일교차가 커 미나리 맛이 연하고 좋은데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농약 재배 품질인증을 받아 무공해 청정채소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성 팀장은 "싱싱한 미나리를 고르기 위해서는 잎이 신선하고 줄기가 매끄러우며, 줄기에 연갈색의 착색이 들지 않은 것이 좋다"며 "잎이 끝까지 퇴색되지 않은 것이 좋고 줄기를 눌러 보았을 때 탄력이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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