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 (하)최적의 장소 의성

수평선 아득한 평야에 적당한 바람까지 '천혜의 조건'

왜 국제연날리기대회를 의성에서 해야 하는가?

의성이 내륙 쪽으로 최적의 장소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스포츠나 공연 및 놀이문화는 흥과 끼를 발산하는 멍석문화라고 이미 밝혔다. 그래서 올림픽을 개최할 때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하는 것이 멍석공간인 메인스타디움인 것이다. 그외에 멍석공간에 따르는 인프라도 구축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제연날리기대회를 개최할 의성군 안계 위천 둔치는 수평선 아득히 안계평야가 펼쳐진다. 한눈에 봐도 시원한 이 평지에 세계인들이 속속 모여들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게다가 이곳은 곧 생태환경공원으로 탈바꿈한다고 하니 금상첨화다.

이렇게 넓고 훌륭한 장소가 있었다니…. 위천둔치 한가운데 서서 불어 오는 바람을 맞이해 보았다. 그리고 바람과 정을 나누었다. 필자는 평생 연을 접하며 바람과 구름을 벗하며 살았다. 그래서 그들과 나누는 나만의 이야기가 있다.

위천의 바람은 풍속계로 확인한 결과 초속 5~6m이었다. 만족스러웠다. 보통 연날리기에는 초속 4~5m 정도의 바람이 불어 주면 된다. 나침반으로 체크를 해보니 분명 서쪽을 향한 북서풍이다. 이렇게 연을 날리기에 적당한 바람이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 본대회일인 4월 2, 3일에도 계속 불어 주기를 고대한다. 세계각국 대표선수들이 아름답고 화려하며 진기한 연으로 의성 하늘에서 기량을 겨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양에서 처음 연을 날린 그리스의 아테네 빌로파포스(요정) 언덕은 울퉁불퉁한 산 언덕이고 연날리기에 다소 위험한 부분까지 내포되어 있다.

태국은 국왕 휴양지인 후아힌과 차암이 있다. 후아힌은 한국의 신혼부부들 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에서 여행을 많이 가는 휴양지이다. 또한 태국국왕을 보호하는 군부대 안이어서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

동유럽의 프라하의 성으로 유명한 체코의 광장에서 필자가 연을 날려본 적이 있다. 건물 가운데에서 불어오는 바람사이로 연이 난기류를 타서 연이 상승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슬로바키아의 질리나 광장은 넓으나 나무가 많아 적당한 장소가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상륙작전으로 유명한 북프랑스의 노르망디 해안도 관광객들 때문에 유의를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강사업본부가 관리하는 서울의 한강시민공원센터 12개 중 하나인 반포지구가 비교적 넓지만 나무를 심어 놓아 연을 날릴 수가 없다. 단 여의도센터의 순복음교회 건너편 너른 들판이 좋지만 넓이가 국제대회를 하기에는 너무 좁다.

부산 해운대는 아파트와 건물 등이 들어서서 바람의 난기류를 일으켜 연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에서 가장 좋은 곳이 딱 한 군데 있다. 난지도 노을공원이다. 이곳은 서울시민이 먹고 마시고 버린 쓰레기로 산이 되었다.

44개 단체가 모여 난지도시민연대를 만들어 소수만을 위한 골프장이 아닌 서울시민 가족의 품으로 되돌려 달라는 시민운동을 벌여 난지도 노을공원은 결국 서울시민 품으로 돌아와 가족공원이 되었다. 이곳 광장은 누구나 마음껏 연을 날릴 수 있는 장소이다. 2008년 개장 기념으로 필자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8회 서울시장 대상 서울시민 연날리기대회를 8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개최했다. 난지도 노을공원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연을 날렸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서울시에서는 아쉽게도 지금까지 국제대회를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 서울에서도 못하는 것을 경북 의성에서 당당하게 여는 것이다. 연의 올림픽인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를 통해 세계의 환상적인 연들이 의성 하늘에서 꿈의 향연을 펼칠 것이다.

문단 원로인 황금찬 시인은 '연을 날리며'라는 시에서 모든 불행을 연에 실어 보내고 희망을 노래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연술의 신기를 가진 이가 있을까/ 전설의 기인이 아니고 지금도 저 전설을 날리고 있는 구름의 기인/ 그의 연실과 얼레를 보라 날려보내라 모든 불행을 연에 실어/ 끝이 없어라 하늘 위에 피어나는 우리들의 내일을/ 저 지중해 바다 빛으로 물드는 아 꿈이 아니려니/ 내일의 병든 구름을 실어가라 그리고 청징한 우리들의 하늘을 연이여 실어오라'

연에 대한 표현은 각국마다 다르다. 한국은 연(솔개'鳶), 영어권은 Kite(카이트), 일본은 다코, 중국은 펑쩡으로 부른다. 의성 안계 위천은 자연친화적인 국제 연날리기 장소의 최고로 꼽을 수 있다. 연의 올림픽인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가 이곳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두손 모아 기도할 것이다.

리기태 전통문화단체 한국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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