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짝수 날, 여자들이 목욕하는 날입니다. 목욕하고, 체력도 단련하고 마음껏 수다를 떨고 가세요."
도심 속 농촌인 달성군 옥포면 신당리에는 부녀자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농업인 피로회복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16일 오전 현관을 들어서자 10여 명의 할머니들이 러닝머신, 자전거, 안마기 등을 타며 운동을 하고 있었다.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이 연방 흘러내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음꽃이 만발했다.
2002년에 문을 연 신당리 '피로회복실'은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지어졌다. 주민들에게는 피로 회복실보다는 대중목욕탕 역할을 하는 찜질방이라 더 알려졌다.
신당리 주민들은 수박과 참외, 벼농사로 사시사철 바쁘다. 날이 밝으면 출근해 해가 져야 귀가하는 하루 12시간 이상을 들에서 보내고 있다.
주민들은 "힘든 들일을 마치고 늦은 시각에 읍내까지 목욕하러 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곳이 생기고부터는 이틀에 한 번씩은 씻을 수 있게 되었다"며 즐거워했다.
홀수 날은 남자, 짝수 날엔 여자들이 이용한다. 짝수 날에는 오전에는 할머니들이, 저녁에는 들일을 마친 부녀자들과 직장인들이 이용한다.
예전에는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오전 6시부터 문을 열었으나 유가 상승으로 유지비가 많이 들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로 단축운영되고 있다.
찜질방 내부에는 사우나실과 앉아서 씻을 수 있는 공간뿐이지만 부녀자들에게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을 소식이나 정보 교환뿐 아니라 깨, 콩, 흑미 등 농산물을 서로 판매하고, 작업복이나 해산물 등 마을에 필요한 상품들을 대량구매해 저렴하게 구입하기도 한다.
주민 박정희(53) 씨는 "인근 마을 '농업인 피로 회복실'은 유가상승으로 운영이 어려워 오래전에 문을 닫았다"며 "신당리의 피로회복실이 계속 운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글'사진 우순자 시민기자 woo7959@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