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사] 중앙무대서 또 다른 시각 체득…정성현 기획재정부 사무관

경북도청서 파견 지원

"처음이라 낯설고 부족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고 배우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법사예산과 정성현(37) 사무관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자신의 중앙부처 근무생활을 "미흡하다"고 자평했다. 경북도청에서 근무하던 정 사무관은 지난 2월 중앙부처 파견 근무를 자원했다. 지방에서 근무할 때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중앙부처에 오니깐 새내기에 불과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떨리고 두려운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직에 발을 들여 놓은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짧은 기간의 도청 공무원 생활도 녹록하지 않았다. 첫 발령지였던 경제기획팀에서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을 유치하고 활성화시키는데 전력을 다했고, 이듬해 에너지정책과에선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 '원자력클러스터' 기반을 닦느라 정신이 없었다. 2010년 미래전략기획단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울릉도 녹색섬 조성사업'이라는 과제가 떨어졌지만 보란듯이 국비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제부터는 중앙무대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모든 국비사업의 돈 줄을 쥐고 있는 곳이어서 한 번쯤은 도전하고 싶은 부처였다. 현재 정 사무관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는 권익위원회'감사원'헌법재판소 예산이다. 예산을 다루는 일이 손에 익지 않은데다 처음으로 배우는 입장이어서 새벽 3~4시에 퇴근은 예사다. 그러나 그는 "배우며 일하고 있어 내실 있는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방에 근무하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중앙부처 파견 근무를 한 번씩은 해볼 것을 권했다. "낯선 곳에서 일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중앙정부의 업무를 배우고 중앙의 시각을 체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야 합니다."

정 사무관은 어릴 적부터 공무원의 꿈을 키워왔다. 처음엔 전공을 살려 율사를 생각했다. 하지만 법조계는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력을 갖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려면 공무원이 더 낫겠다는 판단에 사법고시 대신 행정고시를 택한 것이다.

그는 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니에게 미안해 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꿈을 찾아 훌쩍 상경해 버린 자신이 불효자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군위가 고향인 정 사무관은 군위초교, 감삼중, 달성고,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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