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의 진원지로 지목돼 신음하고 있는 안동경제를 살리기 위한 각종 행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파산지경에 있는 축산농가와 지역경제를 살리고, 관광객이 다시 찾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하회마을) 등 안동을 다시 알리기 위해서다. 전국 각지에서 내미는 손길에 안동시민들은 그저 "고맙니더"를 연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행사가 정치인끼리의 '내 덕' 다툼으로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 19일 안동 전통시장과 일대에서 열릴 '지역경제살리기 경북안동 전통시장 구매방문' 행사를 두고 김광림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이 신경전을 벌이는 '탓'이다.
권 사무총장은 17일 행사 주최 측 중 하나인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상임대표 이갑산)발(發) 보도자료를 내놓고 '이 상임대표는 1개월 전 권 총장이 안동 상황에 대해 심각하고 참담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참여운동을 제안함에 따라 해결 방안을 숙의한 끝에 안동을 찾게 됐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전적으로 자신의 공이 컸다는 얘기였다.
김 의원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 의원 측은 지난해 말부터 같은 행사 주최 중 하나인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와 재경안동향우회와 논의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은"이런 논란에 휩싸이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반응이었다.
결국 '안동살리기'라는 큰 틀에서 각각 행사를 기획하다가 3천 명 규모의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으로 규모가 커진 것이다. 그 와중에 서로 '공치사'논란이 벌어졌다. 권 총장이 축사를, 김 의원이 인사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고 누가 먼저 하느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인다.
이를 바라보는 안동시민들은 참으로 답답할 것이다. 구제역 파동으로 키우던 가축을 묻을 수밖에 없었던 축산농가를 어루만지기도 전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식의 갑론을박으로 지역 여론이 쪼개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 총장이 했다" "아니다, 김 의원이 했다"는 식의 공방에 안동시민들은 혀를 차고 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터 다지기에 나선 정치인들의 도를 넘은 '내 덕 공방'이 한마음으로 뭉친 안동시민들의 경제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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