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희 엄마, 이번 계모임은 마사지 어때?

마사지, 퇴폐는 옛말 이젠 대중화

마사지가 피로와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의 생활 속
마사지가 피로와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의 생활 속 '오아시스'로 깊숙히 자리잡았다. 요즘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을 위한 투자'로 마사지를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마사지숍은 커플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msnet.co.kr
하루 종일 서 있는 직업을 가졌다면 발마사지를 통해 하루의 피로를 한방에 날릴 수 있다.
하루 종일 서 있는 직업을 가졌다면 발마사지를 통해 하루의 피로를 한방에 날릴 수 있다.
탈모나 두피 각질 등의 증세가 있는 경우에도 두피마사지가 효과적이지만, 스트레스로 있한 두통이 심한 경우에도 두피마사지를 받으면 증세가 훨씬 완화된다.
탈모나 두피 각질 등의 증세가 있는 경우에도 두피마사지가 효과적이지만, 스트레스로 있한 두통이 심한 경우에도 두피마사지를 받으면 증세가 훨씬 완화된다.
스톤마사지는 혈액과 림프의 순환을 도와 이완 효과가 탁월하다.
스톤마사지는 혈액과 림프의 순환을 도와 이완 효과가 탁월하다.

현대인의 가장 큰 적은 스트레스다. 굳이 병으로 발전하지 않더라도 스트레스는 몸의 다양한 역반응들을 불러일으킨다. 얼굴의 안색이 어둡고 탁해지는 것에서부터 온 몸이 찌부등하며 뻐근한 증상, 어깨와 목의 만성적인 통증과 두통, 피부 트러블, 탈모까지 다양한 증세로 나타나는 것.

이럴 때 체내에 쌓인 스트레스와 독소를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마사지다. 한때는 '마사지'하면 '퇴폐' 이미지를 떠올렸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옛말. 요즘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신을 위한 투자'로 마사지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마사지숍은 가족 단위의 휴식은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은지 오래고, 주부들의 계모임 장소나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남녀노소 즐기는 내 몸을 위한 투자

임은주(33) 씨는 자칭 마사지 마니아다. 거의 매주 1차례 이상은 마사지를 즐긴다. 20대를 넘어서 노화가 진행되는 나이이다보니 피부관리를 소홀히 할 수도 없고,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와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어깨 통증이 심해 전신마사지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 그녀의 이야기다.

임 씨는 "한 번 마사지를 받아보면 묘한 중독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며 "요즘은 커플방, 3인실, 5인실 등 방구조를 가진 숍들이 많다보니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도 그만이어서 커피숍보다는 마사지를 받으면서 피로도 풀고 친구들과 수다를 즐기는 일석이조의 만남을 즐긴다"고 했다.

사실 마사지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길을 가다보면 중국식 발마사지, 태국 왓포마사지 등을 비롯해 각종 스포츠마사지, 피부마사지 숍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심지어는 노래방 숫자보다 많다는 말도 나온다. 대구에만 600개가 넘는 숍들이 성업 중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마사지의 효과에 대해 미심쩍은 눈길을 보내기도 하지만 사실 마사지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기원전 1천800년경부터 고대 중국에서 마사지를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로마에서는 운동경기가 있기 전 검투사에게 마사지를 해줬다고 한다. 마사지가 의학적 목적으로 이용됐다는 기록도 있어서,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 의학자였던 히포크라테스는 "문질러줌으로써 느슨해진 관절을 긴장시키고 너무 긴장된 관절은 느슨하게 해줘야 한다"라고 썼다. 호스피스 환자에게 규칙적으로 마사지를 해주면 혈압이 안정되고 심박동이 고르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질환을 치료하려는 생각보다는 '완화' 정도의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요통, 근육통 등 신체적 통증뿐만 아니라 불안, 긴장, 우울감, 불면증,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 불안정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부터 공해, 각종 사건사고 등 온갖 스트레스에 노출돼 사는 현대인들의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

동양의 마사지는 인체에 기와 혈이 흐르는 큰 줄기(경)와 작은 줄기(락)를 자극하는데 기초를 두고 있고, 서양에서는 근육을 주무르고 스트레칭을 통해 시원하게 펴주는 방법을 이용한다.

◆다양한 마사지법, 체질에 맞게

지난달 문을 연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 2층의 '보트리샤(BOTRISHA) 에스테틱'. 입구를 들어서면 화사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기분부터 상쾌하게 만든다. 예전에는 피부 전문숍, 보디 관리 전문숍이 별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곳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관리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마사지가 크게 각광받으면서 대부분의 숍들이 토털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요즘 마사지숍의 주요 고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곳의 이용객은 30, 40대 여성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무래도 백화점 내부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쇼핑을 즐기러오면서 마사지를 함께 받으려는 여성고객이 많은 것. 하지만 남성 고객도 꽤 된다. 김영신 점장은 "요즘은 자기관리 차원에서 피부에서부터 전신 관리까지 꼼꼼히 챙기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는 직장 동료와 함께 숍을 찾는 '남남(男男)커플'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며 "여성 고객들은 얼굴 피부 관리에 관심이 높은 반면 남성 고객들은 주로 피로 해소를 위해 등과 어깨 등 보디 관리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발몽(Valmont), 슈라멕(Schrammek), 기노(Gunot)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머슈티컬(pharmaceutical'화장품에 의약 기능성을 일부 추가한 제품)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다. 김 점장은 "한 차원 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상의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단히 족욕으로 피로를 푼 뒤 각종 테라피 프로그램을 통해 등과 어깨의 피로를 푼 뒤 피부관리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종류의 마사지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마사지는 온 몸이 나른하게 이완되는 황홀함을 맛보게 하는가 하면, 어떤 마사지는 너무 아파서 두 번 다시 받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합한 마사지를 선택할 필요가 있는 것.

마사지하면 경락마사지와 태국마사지, 스포츠마사지를 주로 떠올리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테라피 요법이 애용되고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디톡스나 릴렉스 효과를 가져다주는 스톤테라피와 한방핀다테라피(한방주머니), 아로마스캔들 등 다양한 방법이 있어 원하는데로 골라 즐길 수 있는 것.

스톤테라피는 천기석이라는 원적외석이 방출되는 돌을 데워 등에 올려놓는 것이다. 혈액과 림프 순환을 돕고, 근육통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한방핀다테라피는 태국 등 동남아에서 주로 사용하는 한방약재가 담긴 둥근 주머니로 꾹꾹 눌러 마사지하는 방법이다. 또 아로마스캔들은 아로마오일을 함유한 초를 태워 일단 향으로 한 번 심신을 안정시킨 뒤 이것을 다시 배꼽이나 등 등에 부어 골고루 마사지를 하게 된다.

요즘은 스트레스로 인해 두피가 발갛게 달아오르거나 각질(비듬)이 많이 일어나는 경우, 머릿결이 가늘고 푸석거리거나 끊어지는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럴 경우에는 두피클리닉 서비스가 도움이 된다. 김 점장은 "탈모 현상까지 가지 않더라도 스트레스로 인해 두피에도 다양한 증세들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이럴 때 두피를 마사지해주면 증세가 완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두통 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사지사, 어떤 자격을 갖췄나?

마사지를 받을 때는 지나치게 강한 압박은 피하고 숙련된 전문가에게 받아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강한 마사지는 자칫 연조직이 손상을 입고 피부에 자국이 남을 수 있기 때문. 대구보건대학 임진숙 교수(뷰티코디네이션과)는 "어떤 마사지법을 사용하더라도 마사지를 받고 난 뒤 타박상을 입거나 멍이 들어 어혈이 드러나는 경우는 잘못된 마사지를 받은 것"이라며 "울고 있는 아이를 때리기보다는 얼러서 달래야 하듯 피로가 쌓인 근육 역시 부드럽게 어루만져 최상의 상태를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성업 중인 마사지숍의 마사지사들은 대부분 국가자격증인 피부미용관리사 자격증을 갖추고 있다. 이것을 기본으로 각종 사단법인이나 협회에서 인증하는 발관리사, 아로마테라피스트, 스포츠마사지사 등의 자격증을 소지하기도 한다.

마사지가 보편화하면서 대학의 관련 학과도 크게 늘었다. 현재 전국에서 피부미용, 마사지 등과 관련 학과만도 70여 개에 육박할 정도. 임 교수는 "예전에는 학원이나 협회 등을 통해 교육을 받고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마시지 관련 직업이 유망 업종으로 떠오르면서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도 크게 늘어 보건'미용 등의 관련 학과 개설이 크게 늘고 있다"며 "요즘은 전문대학에서 체계적인 교육과 실습과정을 거친 뒤 취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로 인해 중국, 타이 마사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현지인 마사지사를 고용하고 있는 업소도 많다. 하지만 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하면서 충분한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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