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弓卽道… 마음을 닦아야 과녁에 이른다

'명궁'의 칭호를 가지고 있는 김영대(49) 씨는 "국궁을 그냥 활을 당겼다 놓는 단순한 행위로 봐서는 곤란하다"며 "온 마음과 힘을 다해 활을 당기고 미는 과정을 통해 즐기는 전신운동"이라고 국궁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가 처음 국궁의 세계에 입문한 것은 2000년 10월. 관덕정 회원으로 활동 중이던 지인의 권유에 의해 처음 '우리활'을 만나게 됐다고 했다. 당시 당뇨병을 앓고 있던 터여서 앞산 관덕정을 찾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공기와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고. 그래도 입문이 쉽지는 않았다. 세 번을 찾아 다른 사람들이 활 쏘는 모습을 지켜보고서야 회원으로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배워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전국체전 국궁 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다는 김 씨는 "평상시 뛰어난 기량을 가졌다 하더라도 정식으로 점수를 매기는 대회에서는 마음의 동요를 다스리기가 힘들다"며 "왜 궁도(弓道)라고까지 부르며 마음 수양을 강조했는지 그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때문에 그가 보는 국궁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운동이다. 과녁이 있으니 이를 맞추는 것이 목표지만, 그렇게 과녁을 맞추기까지 수양을 하는 과정에 국궁의 묘미가 있다는 것이다.

영남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토마스 듀버네이(Thomas Duvernay'50) 씨 역시 국궁 예찬론자다. 그는 1993년 국궁을 배우기 시작해 1995년에는 국궁을 알리기 위한 영문 홈페이지(http://www.koreanarchery.org)를 개설한데 이어 1996년과 97년에는 국궁 쏘는 방법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국궁문화연구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2007년에는 국궁에 관련된 책을 출간하기도 했는데 국궁의 역사 등 국궁에 관한 모든 것을 망라한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10만 권이 판매될 정도로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한다. 현재 경주 호림정 회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국궁을 세계에 알리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책을 출간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영문 표기 옆에 로마자와 한자, 한글을 모두 표기하는 방식을 취했다"며 "지난해 영남대 캠퍼스 안에 국궁장이 만들어지면서 실력을 단련하기가 더욱 좋아졌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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