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부 전력선 연결 성공…원자로 통제 첫단추 뀄다

2호기부터 차례로 냉각장치 가동 시도…펌프 작동땐 몇시간만에 연료봉 식혀

도쿄전력은 19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내 냉각수 공급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할 외부 전력선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사고 원전 폭발 및 방사능 대거 유출을 막기 위한 원자로 통제의 첫단추를 끼운 셈이다.

도쿄전력은 전력공급에 앞서 1천480m 길이의 원전 내부 송전선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냉각장비 작동 및 손상 여부를 점검한 뒤 원자로 2호기부터 시작해 1호기와 3호기, 4호기 순서로 냉각 장치 가동을 시도한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사고 수습에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된다.

영국 센트럴랭커셔대학 소속 로런스 윌리엄스 교수는 "펌프를 작동시켜 냉각수를 노심으로 조심스럽게 서서히 끌어들이는 작업에 성공하면 앞으로 며칠 안에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에너지 전문가 마이클 젠커는 "이번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냉각장치에 전기가 공급되면 원전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각장치 가동이 순조롭다면 몇 시간 만에 원자로를 식힐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원자로 노심으로 냉각수가 안정적으로 주입되고 연료봉 수조로 물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면서 내부 온도가 상당히 내려가면 핵분열이나 노심 융해 등으로 인한 방사능 대량 유출 사태는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력공급량이 냉각장치를 가동하기에 충분할지 확실치 않은데다 냉각장비 파손 등 다른 변수들이 있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를 낳고 있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 올리비에 굽타 부사무국장은 "전력 복구가 되더라도 파이프가 손상되거나 취수구가 막혀 바닷물을 퍼올릴 수 없다면 전력 복구로 기대했던 효과를 모두 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결국 방사능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원전을 모래와 콘크리트로 밀봉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대량의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는 3호기에 대한 물 투입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도쿄소방청은 19일 오전 고성능 소방차 등을 동원해 3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 보관 수조에 물 60t을 투입했다. 수조에서 물이 빠져 수위가 떨어질 경우 사용 후 연료가 노출돼 대량의 방사성 물질을 유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3호기는 원자로의 연료봉이 노출되면서 내부 온도와 압력이 상승하면서 내부 수소가 폭발해 원자로 건물 지붕이 날아간 상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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