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상적인 호수와 풍경 쓰촨성 지우자이고우

물 속 나무도 썩지않는 원시 그 아름다움에 넋잃은 발걸음…

▲환상적인 호수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지우자이고우 마을.
▲환상적인 호수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지우자이고우 마을.
▲지우자이고우 입구.
▲지우자이고우 입구.
▲지우자이고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진주탄 폭포.
▲지우자이고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진주탄 폭포.

중국 쓰촨((四川)성에는 매운 자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환상적인 호수와 풍경이 있는 지우자이고우(九寨溝)가 쓰촨성의 관광 포인트이다. 지우자이고우에 가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원래는 다른 지역으로 여행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중국의 휴가철과 맞물려 원하는 지역으로 가는 열차표를 구할 수 없었고, 유일하게 청두로 가는 열차표만 남아 있었다. 청두로 가는 열차에서 지인이 지우자이고우를 다녀온 이야기가 생각났고, 그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함께 여행을 갔던 친구가 가지고 있던 가이드북에 지우자이고우에 대한 정보가 있었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었다.

지우자이고우는 중국 쓰촨성에 위치하고 있으며 쓰촨성의 성도 청두에서 버스나 비행기로 이동할 수 있다. 필자는 자금력의 압박으로 인해 버스로 이동하였다. 청두에서 지우자이고우까지는 버스로 10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약 15시간 이상 걸려 지우자이고우에 도착했다. 아침에 출발했지만 중간에 버스가 고장이 나고, 폭우로 인해 도로가 유실되어 돌아서 가는 등 도착하자 이미 해가 저물었다. 힘들게 도착했지만 버스에서 내리자 일단 공기부터 달랐다. 하지만 이곳의 신선한 공기를 느끼기 전에 다른 급한 일이 있었다.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갔기 때문에 잠자리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몇몇 있어서 그들과 동행하다보니 우리의 총인원이 7명이 되어 방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약 1시간을 주변을 돌아다녔지만 빈 방이 없었다. 친구와 필자 2명이 잘 방은 한군데 있었지만 나머지 한국인들을 차마 배신할 순 없었다.

◆지우자이고우의 호텔 숙박

모든 것을 포기하고 버스정류장에 있는 가장 큰 호텔로 돌아왔다. 그 호텔이 가장 크고 로비에 의자가 많아서 눈치가 보이더라도 의자에서 쪽잠이라도 잘 생각으로 호텔에 들어갔다.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 어떤 가족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프런트로 가서 "혹시 저 사람들 체크아웃 했나요? 저 사람들 사용하던 방 우리에게 주세요. 부탁드려요." 직원의 대답은 "그 방은 벌써 예약이 되어 있어서 안돼요."

하지만 호텔 직원도 우리 일행이 불쌍했던지 10분쯤 지났을 무렵 갑자기 우리를 부르더니 "3인실이 하나 있는데 여기라도 괜찮으며 방을 줄 수 있어요."몹시 피곤한 상태여서 주저없이 좋다고 대답을 하고 방으로 갔다. 방값을 지불하면서 보니 다른 사람들이 방을 보고는 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체크인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었다. 참고로 중국의 호텔방은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역시나 우리가 들어간 방은 화장실과 욕실이 딸려 있지 않는 방이었다.

◆원더풀 광경이 눈앞에

이튿날 숙소를 나서자 지우자이고우의 저 멀리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정말 아름다웠다. '쩐 피아오량'이라는 중국말이 절로 나왔다. 지우자이고우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하루 방문하는 입장객 수를 1만2천명으로 제한하기 때문이 서둘러 매표소로 향해야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입장을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참고로 지우자이고우의 입장권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2일권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본이 2일권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돈을 내고도 당일권으로 끊어주기 때문이다.

지우자이고우에서 호수를 들여다보면 물속에 나무가 쓰러져 있어도 썩지 않는다. 특히 오색영롱한 물빛과 수면에 비치는 풍경은 그야말로 아름다움의 극치이자 환상이다. 또한 이곳은 아직까지 원시적 아름다움을 가진 곳으로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계곡을 따라 형성된 114여 개의 호수와 13개의 폭포는 하나하나가 한 폭의 그림이며 저마다의 물빛을 가지고 있다. 지우자이고우는 크게 즉사와구, 일측구, 수정구 3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즉사와구는 산정호수인 장해에서 시작하여 다섯 가지의 강렬한 색감이 인상적인 오채지를 지나 낙일랑으로 내려오는 코스이다. 일측구는 울창한 자연삼림인 원시 삼림에서 시작하여 회백색의 자작나무 숲이 인상적인 초해, 협곡과 호수 그리고 대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는 전죽해가 주요 코스다.

◆가장 아름다운 호수, 오화해'로위해

지우자이고우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중 하나인 오화해, 웅장함을 자랑하는 진주탄 폭포 등을 거쳐 낙일랑으로 내려 오는 코스이다. 마지막으로 수정구는 낙일랑에서 시작하여 서우해, 화화해, 분경탄 등을 거쳐 지우자이고우 입구로 내려오는 코스이다. 수정구는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두 지역보다는 볼거리는 약하지만 갈대호수인 로위해처럼 잔잔한 감동을 주는 볼거리들이 인상적인 곳이다.

일반적으로 지우자이고우 내에서의 이동은 전기버스를 이용한다. 버스가 각 정류장마다 정차하기 때문에서 거리가 먼 지역은 버스로 가까운 지역은 도보로 이동하면서 구경할 수 있다. 아름다운 지우자이고우의 경치를 즐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버스정류장을 지나쳐서 한참을 걷기 마련이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낙인랑센터에서 판매하는 음식으로 해결한다. 보통은 중국식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여유가 된다면 센터에 있는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또한 센터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게 있어 원하는 기념품이 있다면 구입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는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어 구입하려고 "이거 얼마예요"라고 물었다. 주인은 "30원(위안화)만 내" 라며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부르기에 몇 집을 돌아다니다가 한곳에서 장난삼아 "이것 2원에 주세요" 라고 먼저 제시하자 주인이 고민하는 척하더니 "2원은 안 되고 3원에 가져가"라며 물건을 팔았다. 3원에도 조금 비싼 감은 있었지만 더 이상 흥정하기도 그렇고 물건도 마음에 들어 그냥 구입했다. 중국에서 물건 구입은 흥정하는 능력에 따라 같은 물건이라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 달라진다. 중국에서 물건 구입할 일이 생긴다면 자신의 흥정능력을 발휘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다.

 

◆먹을거리, 야크 고기와 꼬치

야크는 긴 털과 뿔이 달린 소의 일종이다. 이것은 맛난 식량이다. 양고기와 소고기에 비해 약간 질긴감이 있다. 티베트 지역은 야크가 서식하며 지우자이고우는 티베트에 가깝고, 소주민족으로 티베트인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 야크 고기를 먹는다. 꼬치가 익고 차가워지기 시작한 맥주를 7명이 마시다 보니 꽤 많은 양의 맥주를 마셨다.

처음 지우자이고우에 올 때 만해도 아무런 기대 없이 그냥 무작정 왔지만 이곳에 있으면서 환상적인 풍경에 넋을 잃게 됐다. 그 후로 누가 여행지로 추천해달고 하거나 쓰촨성에 간다고 하면 지우자이고우를 추천하곤 했다. 지우자이고우를 떠나던 마지막 날 아쉬움이 밀려왔다.

글'사진 박태헌(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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