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의 간과 신장을 떼어 환자에게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간이식센터는 최근 B형 간염에 의한 간경화로 말기 간부전 및 말기 신부전증을 동시에 앓고 있던 환자에게 뇌사자의 간과 신장을 떼어 한꺼번에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간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받은 수혜자는 20여년 전 신장결핵으로 인해 만성 신부전증을 진단받았으며, B형 간염에 의한 간경화로 인해 대구가톨릭대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간 기능 및 신장 기능이 떨어져 투석 치료 등을 받다가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던 상태. 이번 수술은 모두 12시간이 걸렸으며, 환자는 현재 건강을 회복 중이다.
미국의 저명한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환자의 딸 지모 씨는"대구가톨릭대의료원이 지역에서 장기이식을 가장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버지의 치료를 맡겼는데 기적적으로 수술이 잘 돼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아버지에게 새 생명을 준 장기기증자와 가족들 그리고 병원 측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수술을 담당한 외과 최동락 교수는 "우선 꺼져가는 한 사람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준 장기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이번에 시술한 간-신장 동시이식수술은 고난도의 수술이지만 한 생명을 살리려는 우리 의료진과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이 잘 전달돼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이를 계기로 장기기증이 더 활성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부전을 동반한 말기 간부전 환자에게 시행되는 간-신장 동시이식수술은 수술 후 고도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아직 극소수만 이뤄지고 있으며, 서울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고는 지역병원 최초로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간이식센터는 간 이식만 238건을 시행했으며, 2대 1(한 명의 간으로 두 명의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등 고난도 수술을 해냈다. 장기 이식별 병원순위에서 간 이식 부분 전국 5위, 지방병원 1위에 오른 간이식 전문 의료원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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