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수 라이언 가코가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가코는 23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연타석 홈런포를 가동하며 거포 본능을 발휘했다. 삼성은 가코의 활약에 힘입어 시범경기 9경기 만에 첫 홈런을 신고했다.
가코의 이날 홈런이 삼성에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삼성은 메이저리그 출신의 오른손 거포 가코를 영입, '호쾌한 공격 야구'의 부활을 선언했지만 그동안 보여준 게 없었다.
"외국인 타자가 성공하기는 어렵다. 상대 투수의 구질을 파악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삼성 코칭스태프는 좀 더 지켜보자고 했지만 시범경기가 거듭될수록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연습 때라도 담장을 넘겨줬으면' 하는 바람에다 '이러다 단거리 타자가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교차했던 게 사실.
실제 가코는 시범경기 8경기를 치르는 동안 8개 안타를 터뜨렸지만 2루타 2개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단타에 그쳤다. 시원스런 장타를 원했던 삼성으로선 근심이 가득했다. 더군다나 타구 방향이 우측으로 쏠리면서 배트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가코는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과정일 뿐이고, 처음 접하는 한국 투수들의 공을 끝까지 지켜보며 매일 연구하고 있다"며 주눅이 들지 않았다.
"가코가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류중일 감독의 신뢰가 조금씩 흔들릴 즈음 가코는 보란 듯 거포 본능을 발휘했다. 연거푸 2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자 이미지를 심었고 타구 방향도 좋았다. 마수걸이 홈런은 4회 볼카운트 2-1에서 137㎞ 직구를 끌어당겨 좌측 펜스를 총알처럼 넘겨버렸고 6회에는 커브(122㎞)를 받아쳐 백스크린을 맞히는 중월 3점포를 작렬시켰다. 비거리는 모두 120m.
시범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제대로 맞은 안타가 드물었던 가코는 18일 멀티히트(2안타)로 방망이를 예열한 뒤 19일 3안타, 23일에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제 스윙을 가져가며 담장을 넘기는 장타력을 보여줬다. 최근 4경기에서 15타수 7안타(0.467)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가코는 "개막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시범경기 막판에 좋은 모습이 나와 좋다. (상대투수의 공에) 조금 더 적응되면 더욱 공격적인 스윙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야구 시범경기 전적(23일)
삼 성 010 103 310 - 9
한 화 002 002 000 - 4
△승=배영수(1승1패) △패=송창식(2패) △홈런=가코 1'2호(4회 1점'6회 3점, 삼성)
롯데 3-1 KIA
두산 5-1 넥센
SK 4-3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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