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분양 증감 추이가 부동산 경기와 직결되는 만큼 미분양 아파트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거 부동산 지표를 보면 미분양 가구 수와 매매 시장 가격 변동률은 직접적인 연동 관계를 갖고 있다"며 "현재 미분양 감소세 추세가 이어진다면 대구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5년 전 상황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2007년 수준까지 줄어든 미분양
2월 말 기준 대구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2007년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451가구가 줄며 1만1천929가구로 감소해 2007년 말 1만2천199가구와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미분양 아파트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달 신규 미분양 아파트 370가구가 추가 신고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 판매된 미분양 아파트는 800가구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1만5천304가구에 달했던 미분양 아파트는 12월 1만3천163가구, 올 1월 1만2천380가구 등으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미분양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연말 2만1천379가구에 비하면 거의 50% 수준까지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든 셈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8천958가구로 지난해 8월 1만2천782가구에 비하면 3천800여 가구가 감소했다. 구'군별 미분양 현황을 보면 달서구가 4천952가구로 지역 전체 미분양의 40%를 점하고 있으며 수성구가 3천70가구, 동구 951가구, 서구 805가구, 북구 557가구 등이다.
▶미분양에 따라 춤추는 부동산 시장
대구 아파트 매매 가격이 10% 안팎의 높은 상승세를 보인 시기는 2001~2002년, 2005년 등 두 차례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조사에 따르면 2001년과 2002년의 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각각 16.9%와 13%에 달했고 2005년은 9.9%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미분양 아파트는 2001년 1천198가구, 2002년은 2천250가구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고 2005년은 3천274가구였다.
반면 대구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2006년 하반기 이후 미분양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미분양이 1만2천 가구를 넘어선 2007년과 2만 가구에 이른 2008년 매매 가격은 각각 3.1% 하락했다.
또 미분양이 1만6천 가구로 감소세로 접어든 2009년은 1.3% 하락했고 1만3천 가구로 떨어진 지난해 연말에는 2%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지난 2월까지 두 달간 매매가격은 미분양 감소세에 비례하며 1.7% 상승했다.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매수세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만큼 수요가 감소하면 미분양은 늘고 기존 아파트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직 미분양은 1만 가구, 그러나 부동산은 상승세
현재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특이한 것은 미분양이 여전히 많지만 부동산 가격은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여전히 빈집(미분양)이 1만 가구를 넘지만 전세난이 심해지고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 체감 경기는 미분양이 3천~4천 가구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부터 매매 가격은 2.1% 올랐고 전세 가격은 지난 4개월간 3.3%의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승세의 원인으로 '중소형 품귀'와 미분양은 많지만 입주가 가능한 빈집은 적은 '착시 현상'을 꼽고 있다.
전체 미분양 중 전용면적 85㎡(30평) 이상의 중대형이 70%를 넘게 차지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주거 수요가 높은 수성구와 달서구의 중소형 미분양은 각각 18가구와 600여 가구에 그치고 있다.
특히 당장 입주가 가능한 미분양이 많지 않다는 점도 또 다른 원인이다.
준공 후 미분양 8천900가구 중 시공사가 임대로 전환한 가구가 4천여 가구에 이르고 있다. 또 재분양을 위해 판매를 유보하고 있는 미분양 단지를 감안하면 실제 입주가 가능한 미분양 가구는 4천~5천 가구 정도다.
이에 따라 현재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많다.
임대 미분양 아파트가 시장에 악재로 남아있는데다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이 8천여 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미분양 수치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 가격은 상승보다는 회복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며 "지나치게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이 신규 분양 물량 감소와 중소형 전세 품귀 현상으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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