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건보 재정 악화 일로, 해법 마련 시급하다

건강보험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건보 재정은 올해 전체 진료비 지출 예상치가 38조 1천394억 원인 데 비해 보험료와 국고 지원금 등으로 충당되는 수입은 37조 6천264억 원에 그쳐 5천1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건보 적립금도 지난해 말 9천592억 원에서 올 연말에는 4천462억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건보 재정의 하루 평균 지출액이 1천억 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적립금이 거의 바닥나는 셈이다.

건보 재정 고갈 속도가 빨라 건보료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될 상황이다. 직장인들이 부담하는 건보료는 올 초에 이미 연봉의 5.33%에서 5.64%로 인상됐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건보 재정을 유지하려면 2010년 기준 직장인 1인당 평균 월 7만 3천400원을 내던 것을 2020년에는 13만 4천130원을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차후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건보 재정의 낭비성 지출을 줄여 인상 폭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먼저, 2008년 의료급여법 시행령 개정으로 차상위 계층에 대한 의료 지원을 건보 재정에서 충당하는 것을 원래 형태인 국고 지원으로 되돌려야 한다. 지난해 차상위 계층 의료비는 7천751억 원으로 건보 재정 악화에 한몫했다.

또 외래 진료의 11%를 차지하는 감기 환자의 과잉 진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2009년 감기 진료비는 건보 전체 지출의 6.4%인 1조 1천593억 원으로 감기 환자는 굳이 의사 처방 없이 적정한 감기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5세 이상 고령 환자들이 3개월 이상 장기 처방약을 다 사용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시 의료기관을 찾거나 같은 질병에 대해 여러 의료기관을 찾는 '의료 쇼핑' 등에 대한 억제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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