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조선의 코페르니쿠스' 홍대용 만나다

KBS1 '역사스페셜' 24일 오후 10시

대다수 선비들이 과거시험에 매진하던 18세기 조선. 망원경을 들고 하늘을 관측하던 한 선비가 있었다. 방에는 천문지도를, 책장에는 수학과 기하학 책을, 집에는 천문 관측실을 세워 두었다. 정교한 시계장치를 응용하여 천체의 움직임을 표현한 '혼천의(渾天儀)'는 그의 역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바로 홍대용이었다. 그는 "지구는 자전한다"며 상식을 통렬히 뒤엎는 조선의 코페르니쿠스로 불린다. 24일 오후 10시 KBS1 TV '역사스페셜'에서는 홍대용 편이 방송된다.

서양의 선진과학을 향한 홍대용의 지적 열망은 중국으로의 연행을 결심하게 한다. 작은 나라의 선비로 녹록지 않은 중국행이었지만 연행에서 돌아오는 날 그의 손에는 망원경이 들려 있었다. 한때 그는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것보다 거문고에 몰두했다. 음악과 수학, 기하학, 천문학에 이르기까지, 그는 당대의 주류가 아닌 비주류 학문에 심취해 있었다. 당시 홍대용이 수학했던 석실서원은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학문이 꿈틀대던 실학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기도 했다.

"땅덩이는 하루에 한 바퀴를 도는데, 그 둘레는 9만 리이고 하루는 12시간이다."(의산문답 중) 홍대용은 석실서원에서 당시의 사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관에 눈을 떴다. 그는 새로운 우주관을 제시한 조선의 과학자이자 사상가였다. 만물에 귀천이 없음을 주장한 그의 저서 '의산문답'은 성리학적 유교질서에 갇혀 있던 그 당시에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던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홍대용은 박지원,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 등 당대의 학자들과 교유하며 새로운 사상, 북학(北學)의 바람을 몰고 온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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