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12년만에 풀코스 129회 완주 류호씨

마라톤도 하고 이웃도 돕고…거리 만큼 성금 기탁 실천

"마라톤을 하면서 이웃을 도우니 건강에도 좋고 마음도 즐거워요."

구미에 사는 아마추어 마라토너 류호(46) 씨. 12년째 마라톤을 하면서 그는 풀코스만도 무려 129회를 완주할 정도로 보기 드문 마라톤마니아다.

"IMF(외환위기)가 터진 후인 2000년에 직장인들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마음을 다잡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마라톤을 처음 시작했어요."

그의 마라톤 풀코스 최고기록은 2시간55분7초. 마라톤을 시작한지 2년 만에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아마추어들의 꿈인 '서브-3'를 달성, 영구 명인 인정패를 받는 영예를 안았다. 10년째인 2009년에는 풀코스 100회 완주를 돌파하기도 했다.

마라톤을 즐기면서 건강은 저절로 지켜졌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88㎏이던 몸무게가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10㎏ 이상 줄어들었다.

"처음 풀코스에 도전하는 주자들은 의욕은 넘치지만 체력을 안배하는 페이스 조절 능력이 부족해요. 그렇다보니 힘든 구간이 오면 포기하기 쉬운 거죠."

그는 주자들이 원활하게 풀코스를 뛸 수 있도록 페이스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오로지 기록을 목표로 앞만 보고 뛰었지요. 마라톤 횟수가 거듭될수록 힘겹게 사투를 벌이는 주자들을 많이 보아 왔죠. 이들을 도울 수 없을까 고민하다 페이스메이커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주자들을 위해 효율적인 주법이나 수분 섭취, 신체 변화와 대처법 등 여러 가지 사항을 함께 달리면서 주자들에게 자세하게 알려준다.

또 마라톤대회에서 종종 일어나는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심폐소생 훈련도 받았다. 실제로 사고 예방차원에서 주자들의 안색과 행동을 면밀히 관찰해 구조차를 불러주기도 한다.

"혼자 즐기고 건강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좋은 것이 있다면 함께해야죠."

또한 그는 달리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한다. 한 해 동안 달린 거리를 환산해 10m에 1원씩 모아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해오고 있다. 또 광화문마라톤모임 페이스메이커 팀원들과 매년 홀몸노인을 돕고 있다.

육상 꿈나무를 위해 지원하는 '달려라 하니 장학금' 모금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 함께 달리는 동반주(走)도 마다하지 않는다.

류 씨는 "올해 4월 매일신문사가 주최하는 영주소백산마라톤을 비롯해 대구국제마라톤, 가톨릭성지순례 울트라마라톤 등에서 자원봉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몸 관리로 마라톤 주로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 권동진 시민기자 ptkdj@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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