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진의 육상 이야기] 장재근 200m 20초 41, 26년째 '긴 잠'

깨지지 않은 한국 기록…

8월 27일 개막하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우리나라 육상이 진일보하고 있다. 선수들이 분발, 훈련을 거듭하면서 오랫동안 깨지지 않은 한국 신기록을 바꾸어 놓고 있다. 트랙에서 가장 짧은 거리의 100m와 가장 긴 거리의 10,000m 기록은 오랫동안 잠을 자다가 2010년 한꺼번에 깨졌다. 1979년 멕시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서말구가 세운 10초34의 100m 기록은 지난해 6월 김국영(안양시청)이 대구스타디움에서 31년 만에 10초23의 새 기록으로 바꾸어 놓았고,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김종윤이 수립한 28분30초54(당시 아시안게임 신기록)의 10,000m 기록도 25년 만에 전은회가 일본에서 28분23초62로 경신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깨지지 않은 한국 신기록은 많이 남아있다. 1985년 장재근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자카르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20초41(당시 아시아 신기록)의 200m 기록이 대표적이다. 이 기록은 어쩌면 100m보다 더 오래 잠을 잘지도 모를 일이다. 손주일이 1994년 전국선수권대회에서 수립한 45초37의 400m 기록도 깨지지 않고 있다. 우리 육상계는 박봉고(구미시청)에게 이 기록의 경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당한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박봉고는 2011 대구 대회 때 트랙에서 결승 진출이 가능한 선수로 꼽힌다.

1994년 이진일이 수립한 1분44초14(당시 아시아 신기록)의 800m 기록, 1993년 김순형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수립한 3분38초60의 1,500m 기록도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1990년 진수선이 수립한 3,000m 장애물의 8분42초86은 역대 2위 기록과 8초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록을 위해서는 꽤나 기다려야 할 듯하다. 400m 허들의 황홍철이 1990년 수립한 49초80도 깨지지 않은 기록이다. 1,600m 계주의 한국 신기록은 당시 400m와 800m의 최강자로 구성된 김재다-손주일-김호-김용환이 1988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수립한 3분04초44다. 높이뛰기에서는 이진택이 1997년 종별선수권에서 수립한 2m34가 최고기록인데, 지금 이 기록을 경신하는 선수는 세계적인 스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김복섭-성낙군-장재근-심덕섭으로 구성된 남자 400m계주 국가대표팀이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수립한 39초43의 한국 신기록은 최근 남자대표팀이 39초86을 기록해 조만간 경신될 것 같다.

여자 종목에서도 10년 이상 묵은 기록들이 잠자고 있다. 100m에서는 1994년 이영숙이 일본 후쿠오카에서 수립한 11초49, 이미경이 고등학생 시절 1992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주니어대회에서 수립한 1,500m의 4분14초13, 권은주가 1997년 춘천코스에서 수립한 마라톤의 2시간26분12초, 김희선이 1990년 서울에서 수립한 높이뛰기의 1m93, 7종 경기에서 1992년 한상원이 서울의 세계주니어대회에서 수립한 5천475점, 이영선이 상하이에서 2000년 수립한 포환던지기의 19m36 등이 한국 신기록으로 남아 있다. 2011 대구 대회에서 이들 한국 신기록이 모두 바뀌길 기대한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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