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마트폰 1천만명 시대… 깨어난 중년의 힘

40, 50대가 36%… 60세 이상 일년새 4배 가까이 증가

이달 4일 스마트폰을 구입한 직장인 신동훈(45) 씨는 지금도 지난달 고등학교 동기모임에 나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산악회 모임에 참석한 고교동창 12명 가운데 7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

신 씨는 "스마트폰은 젊은이들만 사용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그날 모임의 대화주제도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응용프로그램(어플리케이션)이었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인 이경희(44) 씨 역시 요즘 스마트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장보기 도우미는 물론 주말 가족여행 중 교통상황까지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서 똑 소리 나는 살림꾼으로 변신했다. 아울러 스마트폰을 통해 최신 음악과 동영상을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평소 손꼽아 기다리던 텔레비전 드라마와도 거리를 두게 됐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1천만 명을 돌파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1천2만 명으로 올해 말까지 2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84%는 스마트폰용 정액요금제에 가입했으며, 5만5천원 이상의 데이터 무제한요금제 가입 비율도 52%에 달했다.

스마트폰 1천만 명 돌파는 중년층이 주도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5월 실시한 스마트폰 이용실태 조사에서 40∼59세 비중은 1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연말엔 36%로 급증했다. 또 60세 이상 고령 스마트폰 사용자는 지난해 상반기 7만7천 명에서 연말 27만3천 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장년 스마트폰 사용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우선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스마트폰 판촉 활동 영향이 크다.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시장 선점을 위해 기업과 기관을 상대로 열띤 판촉활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중장년층이 스마트폰 사용자가 됐다.

지난해 8월 회사에서 스마트폰을 지급 받은 김성철(47) 씨는 "처음에는 회사에서 지시한 업무처리를 위한 용도로만 스마트폰을 사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마트폰의 진가를 확인하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스마트폰과 함께 사용하던 기존 휴대전화기를 해지했다.

또 사회변화를 적극 수용하기 위한 중장년층의 자발적인 참여도 한몫을 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흐름에 뒤처지지 않기를 바라는 중장년층이 제 발로 휴대전화기 대리점을 찾아 스마트폰을 주문하고 있는 것.

동성로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들은 "지난해만 해도 스마트폰 구입자 대부분이 젊은층이었는데 연말부터 나이 드신 분들의 구입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중년층의 자발적 구입이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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