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작가 이전의 한 여성' 고(故) 박완서의 삶

MBC 스페셜 '그 겨울은 따뜻했네' 25일 오후 11시 5분

2011년 1월 22일. 문학계의 대모 박완서 씨가 별세했다. 온몸으로 겪은 격동의 사회를 작품에 녹여낸 작가 고(故) 박완서. 25일 오후 11시 5분 MBC 스페셜에서는 박완서 추모특집 '그 겨울은 따뜻했네' 편이 방송된다.

1931년 일제시대에 태어난 박완서는 오로지 교육의 힘만을 믿는 어머니 덕분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다. 학창시절 내내 문학을 사랑했던 꽃 같은 소녀 박완서는 서울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입학한 지 나흘 만에 불어 닥친 6'25는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아버지이자 우상이었던 오빠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고 젊은 나이에 '가장'이라는 짐을 져야 했다.

전쟁으로 얼룩진 그녀의 상처를 치료한 것은 가족이라는 안식처였다. 어머니의 말씀을 따라 처자식만 아는 착실한 남편과 결혼했고 슬하에 1남 4녀의 자녀를 두었다. 요리를 좋아하고 옷까지 손수 만들어 입히던 그녀의 손은 예리하게 펜을 휘두르던 작가의 손이기 이전에 따뜻한 어머니의 손이었다. 사랑하는 남편을 폐암으로 먼저 보내고, 같은 해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자신의 상처를 안아주었던 울타리의 큰 기둥 2개가 뽑혀나간 것이다. 무너진 울타리를 메우는 일의 시작은 다시 펜을 잡는 것으로 시작됐다.

"한껏 비굴해지고, 아부해야 되고,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고자 온갖 수모를 겪어야 하는 순간에도, '그래 내가 이걸 잊어버리지 않고 있다가 언젠가는 글로 쓰리라'…."(박완서 생전 인터뷰 中) 분단과 전쟁의 시대를 증언하며 여성을 양지로 끌어올린 박완서의 문학세계를 되짚어 본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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