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풍기인삼에 자연의 색 입힌 규방공예 한자리

영주자연염색협회 창립…회원 15명 225점 특별전

"지역 특산물인 풍기인견에 색을 입히고 선비고장인 영주의 규방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사단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천연염색 작가들의 오랜 숙원인 영주지역 천연염색협회가 탄생, 지역 규방문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황미애(51·영주시 휴천3동) 씨는 최근 지역 천연염색인들을 모아 (사)영주자연염색협회를 창립하고 23일부터 26일까지 영주시민회관에서 창립 회원전을 연다.

이 전시회는 예술의 대중화를 표방한 영주자연염색 회원 21명 중 15명이 기획한 특별전으로 자연의 빛깔을 고스란히 담은 천연염색 작품, 225점이 섬유공예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하늘처럼 깊은 쪽빛의 쪽 염색, 홍화 꽃잎으로 물들인 연분홍 염색, 감 열매로 물들인 갈색의 감물 염색, 여러 가지 꽃잎과 열매로 염색한 직물 등 다양한 섬유공예 작품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풍기인견과 광목에 천연염색을 입힌 아기자기한 규방공예품, 전통 염색기법과 발염기법을 이용한 조각보, 장신구, 전통복 등이 한자리에 모여 천년 넘게 이어져 온 자연 염색의 아름다운 빛깔을 발하고 있다.

황미애 (사)영주자연염색협회 회장은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향수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유망 작가들의 역량과 영주고을의 규방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협회를 창립했다"며 "천연염색은 자연에서 얻은 꽃물, 풀물, 칡, 햇살 등이 빚어낸 자연의 조화인 만큼, 한국인 체질에 가장 적합한 풍기인견을 이용, 색깔의 멋스러움이 깃든 천연염색 작품을 많이 선 보이겠다"고 말했다.

영주시 휴천동에서 천연염색 갤러리 '자닮'을 운영하는 황 회장은 "10여년 전 자연이 준 빛깔의 아름다움에 반해 염색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회원들이 자유롭게 천연염색을 연구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황 회장은 강원도 원주 천연염색학교에서 2년간 염색공부를 했으며 대구박물관대학 3년 과정을 거쳤다. 특히 서울꽃물서당에서 무늬기법을 전수받고, 대구박물관 관장인 김지희 교수에게 천년염색 전문과정, 지도자과정을 사사받았다. 작품에 없어서는 안될 민화는 동양대 신계남 교수에게 전수받았다.

그동안 황 회장은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쌈지사랑규방공예 전시, 한스타일 박람회, 패션페어 EXCO, 중국 심천섬유박람회, 인도 국제자연염색작가교류전, 국제자연염색심포지엄, 대구국제섬유발람회, 한국전통문화 자연염색 전국 공모전 등에 참가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고순자(44'영주시) 씨는 "회원들의 작품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하다"며 "협회가 지역 천연염색문화를 발전시키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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