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 작가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이다. 자유를 갈구한 카잔차키스의 철학이 녹아든 작품이 '희랍인 조르바'이다.
크레타 섬에 유산으로 받은 광산을 소유하고 있는 버질(앨런 베이츠 분)은 그동안 폐광이 되어버린 광산을 찾아가는 길에, 조르바(앤서니 퀸 분)라는 자유분방한 노인을 만나 묘한 매력을 느끼고, 그를 광산 책임자로 고용한다. 크레타 섬의 주민들로부터 환대를 받은 버질과 조르바는 호르텐스 부인(릴라 케드로바 분)이 운영하는 여관에 머물고, 이렇게 해서 평생 책 속에 파묻혀 살던 샌님 버질과 자유로운 인생을 살던 조르바의 동거가 시작된다.
크레타 섬 마을엔 아름다운 과부(이렌느 파파스 분)가 있었는데 과부가 버질에게 관심을 보이자 조르바는 버질에게 잘해보라고 귀띔해주지만, 조르바는 버질에게 수도원 소유의 산에서 목재를 베어 팔자고 제안한 뒤, 필요한 기구를 사기 위해 닷새 말미를 얻어 시내로 나가지만, 조르바는 젊은 여자를 만나 돈을 탕진한다. 이 소식을 듣고 화가 난 버질은 결국 과부를 찾아가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나 다음 날 과부를 짝사랑하던 마을 청년은 자살을 하고, 마을 청년의 장례식 날 과부는 마을 남자들에게 살해된다. 홀로 외롭게 살던 호르텐스 부인이 죽자 마을 사람들은 부인의 장례식을 치를 생각도 않고, 너도나도 호르텐스 부인의 재산을 훔쳐가기에 바쁘다.
조르바와 버질은 남은 돈을 다 털어서 산꼭대기에서부터 케이블을 연결한 뒤 목재를 실어 나르는 사업을 시작하지만, 첫날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간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버질과 조르바 두 사람은 이제 헤어질 때가 되었음을 실감한다.
평생 책 속에 파묻혀 살던 버질과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오던 조르바의 만남을 통해 자유의 본질을 파헤쳐보는 영화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조르바를 통해서 낙천적이고 열정적인 그리스인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자유로운 삶은 무엇인지, 삶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앤서니 퀸이 무식하지만 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는 조르바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여관 주인인 호르텐스 부인 역을 연기한 러시아 출신의 여배우 릴라 케드로바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러닝 타임 142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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